매일신문

[건강+] 나이에 따라 챙겨봐야할 건강검진

40대부터 암 정기검진, 60대 이후 치매검사를

조윤정 대구가톨릭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조윤정 대구가톨릭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대한민국은 고령화사회(Aging Society)를 넘어서 고령사회(Aged Society)에 진입했다. 고령사회는 총인구에서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14% 이상일 때를 일컫는다. 이는 수명이 늘어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2016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은 82.4세에 이른다. 그만큼 평소 건강관리의 중요성도 더 커졌다.

매년 초면 흔히들 다양한 계획을 세운다. 건강관리도 그중 하나다. 건강을 챙기려면 현재 자신의 몸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게 우선이다. 건강검진은 선별 검사를 통해 질병을 조기에 발견, 치료하는 데 용이하다. 신체의 변화와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는 나이에 따라 차이가 있다. 건강검진 시 유의할 점과 연령대별로 챙겨봐야 할 부분에 대해 살펴봤다.

◇건강 과신은 그만, 건강검진으로 관리하자

일은 많고 짬은 내기 어렵다. 직장인들에게 건강검진을 제대로 받지 않는 이유를 물으면 이같이 답하는 경우가 적잖다. 평소 건강에 자신이 있어 염려할 게 없다는 이들도 있다. 국립암센터가 발표한 2017년 암 검진 수검행태 조사 결과에서도 이 같은 경향이 드러난다. 이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암 검진 권고안 이행 수검률은 65.1%로 2014년 이후 정체되고 있다.

하지만 건강에 대한 과신은 금물. 암에 걸린 경우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병기가 진행된 사례도 많다. 건강검진은 건강할 때부터 미리미리 자신과 가족의 행복한 삶을 위해 주기별로 투자하는 것이다. 시간을 따로 내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최근 건강검진은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가까운 병의원에서 편리하게 받을 수 있다.

올해부터 국가건강검진에는 변화된 부분이 몇 가지 있다. 연령별로 특성에 맞춰 특정 검사의 검진 주기가 조정됐다. 가령 중년 이후 유병률이 높은 골다공증 검사는 54세와 66세 등 두 번, 우울증 검사는 40세부터 매 10년, 치매 조기 진단을 위한 인지기능장애 검사는 66세 이후 2년마다 시행된다. 고혈압, 당뇨병 등의 만성질환과 암 검진의 확진 검사도 수검자가 원하는 병원에서 받을 수 있다.(표 참조)

건강검진을 받을 때는 일단 자신의 건강 상태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특정 질병을 앓았던 이들은 검진받아야 할 항목 역시 달라야 한다. 건강검진 전 설문지에 자신이 앓았던 질병에 대해 가능한 한 꼼꼼하게 적어 의사에게 알려주는 게 중요하다.

가족력도 설문지에 기재해야 한다. 가령 대장암의 위험 인자가 되는 가족력을 가졌다면 이 부분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친인척 가운데 50세 이전에 대장암을 앓은 이가 있다면 대장내시경 검사 등 대장암 관련 검사를 다른 사람보다 일찍 시작하는 게 바람직하다.

건강검진은 비쌀수록, 많은 종목을 검사할수록 좋다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무조건 많은 검사를 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 건강검진 때 방사선을 사용하는 검사들이 많은데, 필요 없이 다량의 방사선에 노출되는 건 건강을 위협하는 일이다. 다만 특정 직업군이 걸리기 쉬운 질병을 고려, 이 부분에 대한 검사를 챙기는 건 권할 만하다.

대구가톨릭대병원 가정의학과 조윤정 교수는 "새롭게 변경된 건강검진 내용을 잘 파악해 자신에게 맞는 검사를 적절한 때 받는 게 중요하다"며 "건강검진 결과를 토대로 평소에 생활 습관을 건강하게 관리한다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나이를 고려한 건강검진이 더 효과적

건강검진에서 수검자의 나이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마음은 늘 청춘일지 몰라도 신체의 노화는 피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수록 위해 환경에 노출되는 빈도가 늘고 잘못된 생활 습관이 익숙해져 큰 질병에 걸릴 위험도 크게 높아진다. 10대 때는 건강한 생활 습관을 기르고 기초 건강을 다지는 것으로 충분하지만 이후에는 좀 더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한다.

20대는 젊음을 자랑할 때다. 그렇다고 방심해선 안 된다. 평생 지켜야 할 건강의 토대를 다지는 시기다. 흡연과 잦은 음주는 건강에 적지 않은 부담을 준다. 활력이 넘치는 시기에 운동하는 습관을 몸에 배게 해두는 것이 중년 이후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20대 때 만성 질환과 관련된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혈색소 검사, 흉부 촬영 등 간단한 검사는 받아보는 게 좋다. 간염, 자궁경부암 등 필수 예방접종도 반드시 챙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30대 이후엔 본격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을 때다. 기본적인 검진 외에 자신이 갖고 있던 질환이나 위험 인자, 암, 고혈압, 당뇨, 심뇌혈관 질환 등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추가로 정밀 검사를 하는 게 효과적이다. 특히 암 가족력이 있다면 일반적인 경우보다 일찍 암 검진을 받을 필요가 있다.

40대부터는 반드시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아야 한다. 이 연령대는 암 발생률이 증가하는 시기다. 특히 위암, 대장암, 간암, 폐암(여성의 경우 자궁경부암과 유방암) 등 발생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암 검사는 꼭 챙기도록 한다. 고혈압, 당뇨, 비만 등이 있다면 관상동맥 검사를 받아두는 게 좋다. 50세 이상이라면 뇌혈관 CT나 경동맥 초음파 검사를 권할 만하다.

60대 이후엔 암과 혈관 질환 등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 이 연령대인 이들에겐 정기적인 기초 검진과 암 검진은 기본이다. 여기다 개인별로 위험 인자에 따라 추가 검사를 고려해봐야 한다. 가령 흡연자이거나 폐암 가족력이 있다면 저선량 폐 CT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치매 검사도 빠트리지 말아야 한다.

보통 중풍이라 부르는 뇌졸중도 60대에겐 큰 위험 요소. 당뇨, 고혈압이 있거나 흡연자인 경우 뇌졸중이 발생하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1, 2년마다 뇌 CT검사 등 관련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뇌 조직과 혈관의 이상 유무를 확인, 뇌졸중을 예방하고 조기에 진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가족 중에 뇌질환을 앓은 사례가 있는 이들도 마찬가지다.

도움말 조윤정 대구가톨릭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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