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1년 1월 6일, 추운 날씨 속에도 프랑스 판테온에는 많은 인파가 웅성거리며 모여 있었다. 지구의 자전을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서다. 프랑스 물리학자 푸코는 진자의 관성을 이용하여 지구 자전을 증명하기 위해 길이 67m 줄에 무게 28㎏짜리 추를 천장에 매달고 줄을 당겼다 놓았다. 추는 진자운동을 시작했다.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진자의 진동면이 조금씩 시계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론으로만 알려져 있던 지구 자전을 최초로 눈으로 확인한 기념비적 과학실험이었다.
일반적으로 '과학'이란 단어는 '어려움' '난해함' '지루함'이라는 다소 부정적인 연상어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과학관에서 만나는 '과학'은 다르다.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고, 온몸으로 체험하며 스스로 이해할 수 있다. 이론으로만 보던 과학을 스스로 설계하고, 작동시키다 보면 더 이상 과학은 어려운 숙제가 아닌 즐거운 놀이가 된다. 국립대구과학관에도 푸코의 진자 전시품이 있다. 고전적인 푸코의 진자에 시각적 연출을 더해 변화하는 진자의 운동면을 보다 쉽게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지난해 국립대구과학을 찾은 관람객들은 모두 69만7천여 명이었다. 일평균 2천200여 명의 관람객이 과학관을 찾아 과학 문화를 즐긴 셈이다. 과학관은 과학 문화에 목말라 있던 지역민들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연중 다양한 과학체험과 전시, 교육, 문화행사를 선보이고 있다.
요즘 국립대구과학관에선 겨울방학을 맞아 '윈터사이언스 페스티벌'이 한창이다. '미래도시 2030 특별전'에선 TV, 신문에서만 보던 2030년의 미래도시와 4차 산업혁명 현장을 미리 만날 수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개최를 기념해 13일부터 진행하는 '평창아 놀자'도 눈여겨볼 만하다. 동계 스포츠에 숨어 있는 과학원리를 배우고, 카미봇(종이로봇)으로 알파인 스키, 아이스하키 등을 즐길 수 있다. 또 VR 기기를 활용한 동계스포츠 종목 가상현실 체험도 가능하다. 관람객들은 그저 마음 편히 과학축제를 즐기면 된다. 과학관은 '어렵고 난해하고 지루한' 과학을 '신비롭고 재미있고 흥미롭게' 만들어줄 징검다리이기 때문이다. 161년 전 징검다리가 되어준 푸코의 진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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