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말룡(77'여) 씨는 대구 남구시니어클럽 일자리사업단이 운영하는 이천추어탕의 든든한 리더다. 김 씨는 25년간 식당을 운영했던 경험을 살려 이천추어탕이 자리 잡는 데 큰 힘을 보탰다. 지난 2014년 문을 연 이곳에는 노인 12명이 일한다. 주변에서 맛집으로 소문나면서 점심 시간이면 손님들이 밀려든다.
김 씨는 열정적이고 친절하게 손님을 응대하고, 조원들의 업무 분장과 교육을 한다.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우는 것도 김 씨의 역할이다. 김 씨는 매일 일찍 출근해 식당 주변을 정돈하고 작은 일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이 같은 공로로 김 씨는 지난해 노인의 날 기념식에서 대구시장상을 받았다.
은퇴부터 귀천까지 삶을 좌우하는 건 경제적 자립과 여가 활용이다. 일자리는 늦은 나이에도 일할 수 있다는 자존감을 북돋우고 경제적 자립의 바탕이 된다. 수준 높은 여가 활용은 노인들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뒷받침한다. 대구시와 각 구'군은 빠르게 증가하는 노년 인구에 맞춰 노인 일자리 확보와 여가 문화 수준 향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오는 2022년까지 3만 개 이상 일자리 확보
일자리는 적극적인 사회 참여를 의미한다. 이는 우울증 등 노인 문제 예방과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지난해 대구시의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노인은 2만438명. 투입된 예산만 534억3천만원에 이른다. 지역 내 노인 일자리 사업은 8개 구'군과 각 구'군의 시니어클럽, 노인복지관, 노인복지센터 등 46곳에서 운영하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해 1만8천 개였던 노인 일자리를 오는 2022년까지 3만6천 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노인 일자리 참여자는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 2015년 1만8천534명이던 노인 일자리 참여자는 3년 만인 지난해 2만2천598명으로 22% 증가했다.
가장 많은 노인 일자리는 취약계층 지원이다. 지역 내 장애인 가정이나 장애인보호시설 등을 지원하거나 다문화가정의 가족 상담과 정서 지원을 하는 등의 공익 활동을 한다. 취약 노인 가정을 방문해 안부를 확인하고 말벗이 돼주는 '노노케어'도 5천 명 이상 참여했다.
시장형 사업도 활발하다. 각 구'군의 시니어클럽을 중심으로 창업 지원과 직업 교육이 이뤄진다. 달서구의 경우 달서시니어클럽, 성서노인종합복지관 등 5곳을 민간수행기관으로 지정해 지하철 안전지킴이와 보육시설 도우미, 아동청소년 안전지킴이, 초등학교 급식도우미, 어르신 강사 파견, 백세택배, 백세기획, 문화유적 해설 등을 제공하고 있다.
북구는 오는 3월부터 '부키할매 이야기나라사업단'을 운영할 계획이다. 만 55세에서 70세 미만 여성들이 지역 내 어린이집을 방문해 동화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업이다. 노인들에겐 사회 참여의 기회를 제공하고 세대 간 소통도 꾀한다는 게 목표다.
수성시니어클럽이 지난해 9월 수성구보건소에 문을 연 카페 '누구나'도 대표적인 창업형 지원 사업이다. 이곳에는 노인 4명이 실버 바리스타로 참여하고 있다. 약차와 커피 등을 판매하는 이곳은 3개월간 1천4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노인들의 여가'문화는 복지관에서
남는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도 노인 정책의 핵심 과제다. 대구시는 새로운 노년층 유입 등 시대 변화에 따라 노인종합복지관 기능 혁신을 추진 중이다. 대구시내 노인복지관은 모두 17곳. 이곳에서는 평생교육 프로그램과 명리학교나 지식 교실 등 베이비부머 지원 사업을 제공한다. 육아에 참여하는 노인들을 위한 양육코칭 프로그램과 남성 노인의 가족관계 회복 지원 프로그램도 지원자가 몰린다.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이용할 수 있다. 중구청이 매주 한 차례씩 여는 남성 어르신 요리교실에는 65세 이상 노인 34명이 매주 요리 강습을 받는다. 평생 부엌 문턱을 넘지 않던 남성 노인들이 요리를 배움으로써 식습관을 개선하고 건강을 돌보는 것. 노인들이 전통 순라군 복장으로 야간 순찰을 하는 '은빛순라군'은 지역 명물로 자리 잡았다.
경로당 운영도 활성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단순한 노인들의 사랑방에서 벗어나 요가교실과 건강체조, 수지침, 웃음치료, 비누만들기 등 다양한 여가 선용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경로당 광역지원센터는 경로당 활성화 지원단을 구성해 강사 75명이 다양한 천연비누 만들기, 영정사진 촬영, 노래교실, 짚풀공예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노인 지도자 역량 강화 교육과 함께 행복경로당 사촌 맺기, 교육청과 연계한 네트워크 구축 등도 제공한다.
대구시는 오는 6월까지 지역 내 전체 경로당을 대상으로 실태를 분석하고 활성화 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노인들의 사랑방 역할에 국한됐던 경로당 기능을 강화해 65세 이상 어르신을 비롯한 지역주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 중심 개방형, 거점형 경로당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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