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감전·독극물·AI… 까마귀 떼죽음 왜?

경주 모화리서 86마리 발견…AI 음성, 전깃줄 감전 무게

17일 경주시 외동읍 모화리 마을 도롯가에서 까마귀 수십 마리가 떼죽음한 채 발견됐다. 관계 당국이 까마귀 사체를 수거하고 있다. 경주시 제공
17일 경주시 외동읍 모화리 마을 도롯가에서 까마귀 수십 마리가 떼죽음한 채 발견됐다. 관계 당국이 까마귀 사체를 수거하고 있다. 경주시 제공

17일 오전 10시 경주시 외동읍 모화리 마을 도롯가에서 까마귀 수십 마리가 죽은 채 발견돼 당국이 조사에 들어갔다. 떼죽음한 까마귀는 이 마을 주민이 발견해 관계 당국에 신고했으며 모두 86마리였다.

야생조류가 떼죽음한 만큼 경주시는 대구지방환경청, 국립환경과학원 등과 함께 최근 유행하는 조류인플루엔자(AI)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조사에 들어갔다.

국립환경과학원은 까마귀 사체에 대해 AI 검사를 실시한 결과, 음성 판정이 나왔다고 밝혔다.

경주 외동읍과 가까운 울산에는 까마귀 약 10만 마리가 시베리아에서 날아와 겨울을 나곤 한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낮에 경주, 포항, 영천 등으로 날아가 먹이활동을 한다.

경주시는 떼죽음한 까마귀가 독극물에 의해 죽었을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독극물 검사는 일주일 후 결과가 나온다고 경주시는 밝혔다.

만약 AI나 독극물 때문이라면 심각한 상황이지만 죽은 새 주둥이 주변에서 독극물 중독 때 나타나는 거품이 발견되지는 않았다.

이에 따라 경주시와 대구환경청은 까마귀가 감전으로 죽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새는 전깃줄 한 가닥에만 올라앉아 있으면 전기가 통하지 않아 아무 문제가 없지만 두 가닥에 동시에 닿으면 감전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 의견이다.

까마귀는 비교적 크다 보니 날개를 펴는 과정에서 전선 두 가닥에 동시에 닿을 수 있다.

때마침 17일 경주에는 비가 내려 감전되기 쉬운 상황이었다.

게다가 까마귀 사체가 독극물과 AI로 죽었을 경우 반경이 넓고 사체가 흩어져 있지만 이번에 발견된 까마귀들은 전선줄 밑에서 가지런히 죽은 채 발견돼 감전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경주시 관계자는 18일 "현재까지 정황으로 봐서는 감전 때문인 것 같은데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환경과학원에 조사를 맡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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