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 녹색 구간' 에코존(Eco Zone)이 대구에서 대기 환경오염 감소를 유도하고 있다.
에코존은 연료 절약 운전 구간을 이른다. 내리막길 주행 시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밟지 않으면 차량 연료가 차단되지만 차는 관성에 의해 계속 달리는 점을 활용한 구간이다. 자동차 연료 절약과 탄소배출 감축, 과속방지를 통한 사고 예방 등 효과를 낸다.
대구 에코존은 2010년 4월 전국 최초로 수성구 유니버시아드로(대구스타디움~범안삼거리, 2㎞)와 수성구 달구벌대로(담티고개~연호네거리, 1㎞)에 설치됐다. 이어 2014년 북구 호국로(국우터널~학정2교, 1㎞)와 매천로(태전고가교~태전우방1차아파트, 1㎞) 등에 추가 설치됐다.
가장 최근인 지난 7일에는 대구시설공단이 달성군 테크노폴리스로(초곡터널~쌍계지하도, 1.5㎞)에 에코존을 설치한 바 있다. 대구에서만 5번째 에코존이다. 이곳은 경사도 6도의 내리막길로, 평소 통행차량들이 과속을 일삼아 사고 우려가 크던 지역이어서 사고 예방 효과가 기대된다.
운전자가 에코존 구간을 손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한 표식에는 두 가지가 있다.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도로 위 녹색 벨트 도색이다. 에코존 구간 도로에는 녹색 벨트와 더불어 에코존이 시작하는 곳에 '에코존 시점', 끝나는 곳에 '에코존 종점'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다. 운전자는 내리막이 시작하는 시점을 지날 때쯤 기어를 주행(D)으로 유지하거나 중립(N)으로 바꾸고서 가속 페달에서 발을 뗀 채 달리다가 종점에 다다랐을 때 다시 가속 페달을 밟으면 된다.
또 다른 표식은 도로변이나 도로 위에 설치한 '에코존-연료절약운전구간' 교통표지판이다. 차가 녹색 내리막길을 달리는 모습을 형상화하고서 그 옆 기름(연료) 한 방울에 금지 표시를 해 놓은 표지다. 내리막을 달리는 동안 기름을 절약하라는 뜻에서 만들었다.
특히 이 에코존 교통표지판은 한 대구시민이 재능 기부한 픽토그램(그림문자)을 적용한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 안재현(22) 씨는 2014년 대구 오성고 3학년(당시 18세) 때 자전거로 자주 지나치던 담티고개 주변 도로 바닥에 있던 '에코존' 표시에 호기심을 가졌다. 안 씨는 곧 에코존 표시가 도로 바닥에만 있어 운전자들이 이를 의식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판단, 사람들이 운전 중에도 쉽게 볼 수 있는 교통표지판을 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에 자신의 구상을 이미지로 옮긴 초안을 만든 뒤 지역 한 현대미술 작가의 도움을 받아 픽토그램을 완성했다.
대구시가 이 표지판을 채택하면서 그 해 북구 호국로와 매천로 등에 표지판이 처음 설치됐다. 시는 이후 에코존을 추가할 때마다 안 씨가 고안한 표지판을 함께 설치할 예정이다. 안 씨는 "지금은 멀리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지만 내가 만든 교통표지판이 고향에서 쓰이고 있어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에코존이 더욱 확대돼 환경오염 방지와 에너지 절약, 교통사고 예방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에코존을 대구 전역으로 확대하는 한편, 시민들을 대상으로 에코존 활용에 대한 홍보에도 힘쓴다는 방침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에코존은 환경오염을 막아줄 뿐만 아니라 서민 가계에도 보탬이 되는 구간인 만큼 에코존을 꾸준히 확대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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