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컬링 돌풍 이끈 김경두 경북컬링협회 전 회장

전국 첫 남자 컬링팀 창단 경북컬링훈련원 건립 힘써

김경두 경북컬링협회 전 회장과 딸인 김민정 컬링 여자대표팀 감독.
김경두 경북컬링협회 전 회장과 딸인 김민정 컬링 여자대표팀 감독.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이 세계 강호를 잇달아 격파하며 '컬링 돌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경상북도, 경북체육회 그리고 김경두 경북컬링협회 전 회장이 주목받고 있다. 15명 전원 경북체육회 소속인 한국 컬링 대표팀은 경북도가 뒤에서 밀고 경북체육회가 앞에서 끌며 김경두 전 회장이 키워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북도와 경북체육회는 2001년 컬링 불모지와 다름없었던 국내 환경에서 전국 최초로 직장운동경기부 남자팀을 창단했다. 이어 2006년 의성에 국제경기규격을 갖춘 4시트짜리 경북컬링훈련원을 건립했다. 이 모든 과정에서 김경두 전 회장이 핵심 역할을 했다.

20일 여자 컬링 대표팀이 4강 진출을 확정 짓자 김 전 회장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김 전 회장은 "선수들이 연습한 대로 경기를 잘 운영해주고 있다"며 "일본전 패배가 오히려 약이 돼 그 이후 긴장도 안 하고 경기를 잘 풀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항상 기도하는 마음으로 경기를 보고 있는데 선수들이 지금까지처럼만 경기를 풀어간다면 좋은 결실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여자 컬링의 돌풍에 대해 김 전 회장은 오랫동안 진행해온 프로그램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김 전 회장은 "경북컬링훈련원이 건립된 이후 선수들에게 단순 훈련만이 아니라 다양한 훈련 프로그램도 제공했다. 10년이 지나 이제 그 결실을 본 것 같다"며 "또 경북도의 관심과 지원이 큰 힘이 됐다. 아무도 쳐다보지 않던 컬링에 아낌없는 투자를 해준 결과"라고 말했다.

실제 경북컬링훈련원이 건립되기 전까지 선수들은 대구실내빙상장에서 빙상 선수들의 훈련이 끝나는 오후 10시 이후 훈련을 하는 등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었다. 이에 경북도, 경북체육회, 의성군이 힘을 합쳐 2006년 전용 훈련장을 만들었고 이 과정에서 김 전 회장이 큰 역할을 했다.

올림픽 첫 4강에 진출한 여자 대표팀의 메달 전망에 대해 김 전 회장은 "경기 하나하나가 모두 결승전이다"며 "어느 팀이 먼저 흐트러지는지의 싸움이 될 것"이라며 정신력이 경기의 향배를 결정지을 것이라 내다봤다.

아쉽게 4강 진출에 실패한 남자 대표팀에 대한 안타까움도 드러냈다. 그는 "남자 대표팀은 선수들의 군 공백으로 인해 올림픽 준비에 시간적인 여유가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며"에이스 김민찬, 김창민이 제대한 뒤 팀워크를 맞춰볼 시간이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회장은 "그래도 다들 젊기 때문에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김민정 여자 컬링 대표팀 감독과 남자 대표팀 김민찬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김 전 회장은 "올림픽 시즌에는 내 아들과 딸이라기보다 이들 역시 국가대표 중 한 명"이라며 "국가대표의 일원으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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