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우리나라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인구 14억 명의 거대한 나라 중국은 미국과 1, 2위를 다투는 경제대국으로, 우리나라 대외교역 규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문화'역사적으로도 한국은 이웃한 중국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중에서도 중국의 심장부인 '베이징'(北京'Beijing)은 중국 역사에서 요(遼)'금(金)'원(元)'명(明)'청(淸)나라 등을 거쳐 중화인민공화국에 이르기까지 800년 역사를 이어온 수도다. 서울의 약 28배에 달하는 면적에, 서울 인구의 2배가 넘는 2천100만 명 이상이 거주하는 거대 도시다. 경제적 발전을 거듭하며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는 이곳에는 7개의 세계문화유산이 있다. 중국에서 세계문화유산이 가장 많은 도시이며, 세계적으로도 세계문화유산이 집중된 도시 중 하나다.
김해공항에서 비행기로 2시간 거리인 베이징은 마음만 먹으면 어렵지 않게 다녀올 수 있다. 최근에는 초저가 패키지 상품들이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어 경제적 부담도 크지 않아 봄맞이 단기 여행에 적합한 여행지다. 역사와 현재가 공존하는 베이징은 홍콩이나 상하이에 비해 볼거리가 많고 물가도 싼데다 미식여행, 쇼핑을 즐기기에도 장점이 많다. 따뜻한 봄날, 대륙의 스케일을 만나러 베이징으로 떠나보자.
◆ 만물이 꿈틀대는 봄날의 만리장성
만물이 꿈틀꿈틀 생동하는 봄날. 버드나무는 연둣빛 머리를 길게 풀어내리고 있고, 여기저기 꽃망울이 팡팡 터지며 서로 겨루기라도 하듯 자태를 뽐낸다. 중국 땅에도 봄이 한창이다. 이런 아름다운 봄날 풍경에 단 하나 옥에 티가 있다. 바로 '미세먼지'의 공습이다.
봄에 중국 베이징을 간다는 말에 많은 이들이 "마스크 꼭 챙기라"며 걱정을 했다. 사실 좀 두렵기도 했다. 스모그로 악명 높은 베이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외의 '선방'이었다. 3박 4일의 일정 중 미세먼지가 심각했던 날은 반나절 일정에 불과했던 것이다. 봄바람이 미세먼지를 날려보내줘 파란 하늘 아래 봄꽃의 향연이 펼쳐진 베이징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베이징 여행의 첫 코스는 '인류 최대의 토목공사'라 불리는 만리장성이다.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꼽히는 만리장성은 흉노족 등 유목 민족의 침입을 막기 위해 중국의 고대 진나라 시황제 때 기존의 성곽을 잇고 부족한 부분은 새롭게 축조해 만든 거대한 성곽이다. 1천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왕조의 흥망 속에서 이어진 역사(役事)이지만, 400m(1리)를 만들 때마다 한 사람씩 죽어가 1만 명 이상의 무덤이라 불리기도 하는 곳이다. 현재 남아 있는 장성의 규모는 지도 상의 연장은 약 2천700㎞이지만, 기복이 있거나 중첩된 부분을 고려한다면 총길이가 6천350㎞에 달한다. 허베이성 산해관에서부터 간쑤성 가욕관에 이르기까지 15개 성을 관통한다.
한 번만으로는 제대로 볼 수 없는 곳이지만 그래도 '백문이 불여일견'. 연분홍빛 벚꽃으로 '꽃사태'가 난 산들을 지나고 또 지나 팔달령 입구에 닿았다. 팔달령은 베이징 서북쪽으로 약 80㎞ 떨어진 곳이다. 만리장성을 관광하는 여러 포인트 중 케이블카를 이용해 굽이굽이 용이 꿈틀거리듯 이어지는 만리장성의 모습을 가장 편하게 눈에 담을 수 있는 곳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에 오르자 능선을 따라 물결 치는 만리장성의 위용이 눈앞에 펼쳐진다. 역시 감탄할 수밖에 없는 대륙의 스케일이다. 돌 하나하나를 짊어지고 오른 수많은 백성들의 피와 땀으로 붙여낸 아픔의 역사이겠지만, 그들의 노고 덕분에 현재를 살아가는 중국인들은 세계적으로 관광객들을 불러모으는 최고의 상품을 가지게 됐으니 마냥 부럽기도 하다. 투박한 벽돌이 굽이치는 산 위에 점과 선을 이으며 아득하게 펼쳐진다. 과연 용이 꿈틀거리는 역동적인 만리장성의 모양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자금성과 이화원
허름한 차림의 노인 푸이가 '출입금지' 표지판을 지나 태화전 옥좌에 앉는다. 푸이는 그곳에서 만난 소년에게 "나는 중국의 황제였단다. 여기 살았었지"라고 말한다. 많은 이들의 머릿속에 남아있는 1988년 작 영화 '마지막 황제'의 한 장면이다. 이 영화가 촬영된 곳이 바로 '자금성'(紫禁城'쯔진청)이다.
넓은 땅을 가진 대륙의 규모에 또 한 번 압도될 수밖에 없는 곳이 바로 자금성이다. 중국의 황제, 즉 천자가 사는 궁궐로 누구도 접근할 수 없는 성이라는 의미에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자금성의 '자'(紫)는 북극성으로 이뤄진 17개의 별자리를 뜻하는 것으로, 별들의 색인 자색은 곧 황제의 색이다. 정식 명칭은 고궁박물원이지만 자금성이란 이름으로 더 널리 알려진 이곳은 1987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걸어도 걸어도 끝이 없을 것 같은 자금성 관광의 대장정은 남쪽으로 나 있는 톈안먼(天安門'천안문)에서 시작한다. 톈안먼 앞으로는 동서 500m, 남북 880m, 총면적 44만㎡의 거대한 광장이 있다. 세계 최대 광장인 이곳은 1919년 5'4 운동부터 1989년 톈안먼 사태에 이르기까지 근대 정치의 중심지로 저항과 시대정신의 상징이었다. 지금은 사회주의 국가 체제 아래 정치적 군사적 행사를 치르는 장소로 주로 쓰인다. 광장 주변은 톈안먼과 인민영웅 기념비, 인민대회당, 마오주석기념당, 중국국가박물관 등이 둘러싸고 있다.
톈안문을 지나면 자금성의 정문인 우먼(午門)부터 본격적인 자금성의 영역이다. 자금성은 1406년 명나라 영락제(永樂帝)가 짓기 시작해 15년 만에 겨우 완공됐다. 이 거대한 황궁을 건설하기 위해 10만 명의 우수한 장인들과 100만 명의 일반 노동자가 부역했으며, 이후에도 이곳을 거쳐 간 24명의 명'청 황제들은 여러 차례 궁을 새롭게 재건하거나 확장했다고 한다. 건축 당시 무려 700여 개의 건축물과 9천999개의 방이 있었다고 하는데, 이곳에는 정원수를 찾아보기 힘들다. 자객이나 외적이 밖으로부터 나무를 타고 넘어오는 것을 방비하기 위해서라거나 황제의 위엄을 세우기 위해서라고 한다. 천하를 호령했지만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위태한 하루를 살았던 최고 권력자만의 고충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지금은 황금색으로 칠해진 끝없는 지붕이 마치 첩첩산중처럽 겹겹이 겹쳐진다.
서태후의 여름별장으로 불렸던 '이화원'도 청나라 왕실의 위용을 느껴볼 수 있는 관광명소다. 1750년 청나라 황제가 만들었지만, 1860년 영국과 프랑스 연합군에 의해 불타 없어진 것을 1886년 재건해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인공호수 곤명호와 여기서 파낸 흙으로 쌓은 금수산, 집무실과 침소 등을 합쳐 여의도의 10배 정도 크기라고 한다. 남성 편력이 심했던 서태후의 기묘한 스토리와 함께 바다처럼 보이지만 사람의 힘으로 파낸 인공호수 곤명호를 거닐며 역시 남다른 중국의 스케일에 입만 벌어질 따름이다.
◆전통과 현대의 공존, 베이징의 거리
최근 베이징에는 과거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관광명소 외에도 다양한 볼거리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그중 가장 인기있는 곳이 바로 '798예술촌'으로도 불리는 베이징 다산쯔(大山子)다. 버려진 공장지대를 리모델링해 갤러리를 비롯한 예술가들의 공방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그 사이사이 공예품을 판매하는 가게들과 커피숍, 레스토랑들이 촘촘히 채워져 있다, 삭막하고 황폐한 공장 터에 예술의 색깔과 향기를 덧입혀 새롭게 부활한 이곳은 베이징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상당히 인기있는 곳이다. 워낙 부지도 넓지만, 구석구석 아기자기하게 자리 잡은 가게들이 많아 하루를 꼬박 둘러봐도 심심치 않을 정도다. 수십~수백만원짜리 예술작품에서부터 10위안(한국 돈 1천700원 정도)의 액세서리까지 다양한 물품이 많아 쇼핑을 즐기기에도 좋다.
베이징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로 한국의 명동과 비슷한 분위기를 가진 왕푸징(王府井)거리는 '먹자골목'으로 유명하다. 왕푸징은 '왕부(王府: 왕족의 저택)의 우물'이라는 뜻으로 왕족과 귀족의 저택이 모인 곳에 상질의 물이 나오는 우물이 있었으므로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에서는 한국에서 볼 수 없는 중국만의 다양한 꼬치 요리를 맛볼 수 있다. 특히 전갈 튀김이 유명한데 전갈을 뜨거운 기름에 튀겨 소스를 뿌려준다. 전갈이라고 하면 당장 비주얼부터 소름이 돋지만 막상 먹어보면 사이즈는 메뚜기보다 조금 크고 바삭바삭한 식감이 메뚜기 튀김과 비슷하다.
10개의 사찰이 있는 호수라 해서 이름 붙여진 스차하이(什刹海'십찰해)에서 인력거를 타고 전통 분위기 물씬 풍기는 골목 구석구석을 누벼봐도 좋다. 예부터 귀족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곳으로, 지금도 중국 전통의 향기가 물씬 묻어나는 거리와 낭만적인 호수가 어우러져 그려내는 아름다운 풍광을 보기 위해 많은 여행자들이 찾는 곳이다. 한때 옛날 전통 가옥을 그대로 활용한 스타벅스와 함께 다양한 주점들이 즐비했던 곳이지만 최근 중국 정부의 정책에 따라 철거가 진행되고 있어 예전의 화려한 모습은 아니다.
♣최저가 패키지 상품 200% 즐기는 TIP
▶손품을 팔아라
여행 상품은 회사마다, 사이트마다 가격이 제각각이다. 같은 상품이라 할지라도 핫딜 사이트를 비롯해 각 여행사 사이트, 땡처리 상품 전문 사이트까지 가격이 다른 경우가 있으니 부지런히 비교해 보는 것이 좋다. 이때 상품 내용과 숙소, 쇼핑 횟수 등을 꼼꼼하게 확인해야 가성비 대비 후회 없는 여행을 할 수 있다. 쇼핑 역시 관광의 일부로 생각하고 마음을 비우고 즐기면 좋다.
▶나만의 여행 최적 시기를 택해라
흔히 동남아 여행은 건기에 해야 하고, 봄철 미세먼지 심한 중국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이 시기에 저렴한 상품이 쏟아진다. 오히려 한국이 미세먼지가 더 심한 날도 있고, 우기에도 스콜만 잠시 쏟아질 뿐 여행하기에 큰 불편이 없는 경우도 있으니 결국 마음먹기 나름이다. 적당히 불편을 감수할 만한 의향이 있다면 남들이 잘 찾지 않는 저렴한 시기에 여행을 즐겨봐도 좋다.
▶옵션은 내게 꼭 필요한 것만
현지 가이드들은 옵션 판매를 통해 추가 수익을 올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추가 옵션을 권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패키지 상품을 이용할 때 몇 가지 옵션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때 자신에게 필요한 것만 선택하는 것이 좋다. 특히 패키지 상품은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옵션 선택을 최소화하고 자유시간을 누려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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