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근혜 전 대통령 징역 24년 선고] 대구경북 맹주 중심 '보스 정치' 버리고 다양성 확보해야

지역 출신 두 대통령 불행 반응 "제로베이스서 시작" 목소리 높아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 수감에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마저 6일 사법부로부터 중형을 선고받으면서 대구경북(TK) 정치의 기반을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다잡아야 한다는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시도민의 절대적 지지를 받아 당선된 두 대통령이 불행한 말로를 걸으면서 지역의 명예까지 함께 땅에 떨어진 데다 이렇다 할 대구경북산(産) 차기 대권 주자도 없기 때문이다.

당장 지역에서 전폭적 지지를 받아온 자유한국당의 정치적 입지도 지역민의 눈에 차지 않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국당 관계자는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대구경북 시도민을 향한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며 "대구경북의 정치적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는 묘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대구경북의 정치적 지향부터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주문을 내놓고 있다. 정치인들은 물론 시도민들이 '보수'라고 표현하는 가치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에 대한 합의부터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시도민들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정책이 무엇이고 그 방안은 어떤 정치적 지향 속에서 실현이 가능한지 심도 있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우격다짐으로 '보수'라고 목청을 높이고 이에 따르지 않으면 빨갱이라고 낙인찍는 정치는 이제 대구경북에서 소화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대구경북의 정치적 다양성을 촉진할 수 있는 근본적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일당독식 구조에서는 지역 정치의 진전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관계자는 "김부겸 장관의 국회의원 당선으로 대구시민들의 정치적 상상력이 더욱 풍부해진 것이 사실"이라며 "제2, 제3의 김부겸이 하루빨리 배출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정치인을 육성할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하다는 주문도 나온다. 대구경북에서 잔뼈가 굵은 정치인이 아니라 대구경북이 짝사랑한 정치지도자로는 지역의 정치적 목마름을 채울 수 없는 노릇이다. 바른미래당 대구시당 관계자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TK 출신이라 여기고 압도적 지지를 보냈지만 결과적으로 호가호위한 몇몇 유력 정치인을 제외하면 대구경북이 정치적으로 챙긴 게 뭐가 있느냐"며 "대구에서 정치적 근육을 키우고 퇴임 후에도 지역에서 노후를 보낼 대선 후보를 만들어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앞으로는 지역 맹주를 중심으로 한 '보스 정치'가 어려워진다는 점에서 지역정당의 출현, 각 정당의 시'도당 정책 능력 강화 필요 등의 여론도 나오고 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