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민들의 대표적인 휴식공간인 수성못을 축조하는데 큰 공을 세운 것으로 알려진 미즈사키 린타로(水崎林太郞)의 추모제가 13일 오전 수성유원지 남쪽 미즈사키 묘역에서 열렸다.
개척농민이었던 미즈사키는 1915년 대구에서 화훼농장을 운영하다 농업용수가 부족해지자 조선인 지주들과 수리조합을 설립, 1927년 수성못을 축조했다. 그는 "수성못이 보이는 곳에 묻어달라"는 유언에 따라 이곳에 안장된 것으로 알려진다.
한일친선교류협회가 주관한 이번 행사에는 미치가미 히사시 주부산일본총영사와 미즈사키 모토히로(미즈사키 린타로 증손) 씨 등 일본인과 한국인 80여 명이 참석했다.
한일친선교류협회는 고 서창교 전 회장이 미즈사키 린타로의 친구였던 선친의 당부에 따라 지난 1999년 설립했으며, 그해 묘지를 지금 장소로 이장하고 매해 추모식을 열고 있다. 특히 올해는 개인 및 단체 추모회원 일본인 31명도 자리를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미즈사키 린타로의 고향인 일본 기후현에 '현창회'가 설립되면서 미즈사키의 사연이 일본 언론에 소개되는 등 높은 관심을 끌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즈사키 린타로를 둘러싼 '친일 미화' 논란은 여전하다. 소작농이 대부분이었던 조선 농민을 상대로 물세 등을 받았던 일본인 지주를 추앙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강민구 수성구의원은 "조선총독부 기관지가 미즈사키를 미화해서 보도한 것을 근거로 대단한 업적을 세운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는 것은 대단히 적절치 않다"라며 "민족 수탈의 역사를 인정하고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동근 한일친선교류협회장은 "어리석은 민족은 역사를 분노하기 위해 이용한다는 말이 있다. 미즈사키를 매개로 한일 양국의 민간교류가 확대된다면 아픈 과거에서 온 불편한 현재를 넘어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매년 행사에 참석하던 수성구청 관계자들은 선거법 등을 이유로 이날 행사에 모두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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