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디자인과 참신한 아이디어로 '안경은 사양산업'이라는 편견을 보기좋게 깨뜨린 대구 안경테 생산업체가 주목받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 대한민국 여자 컬링 국가대표 김은정, 김선영 선수가 써 화제를 모은 '팬텀옵티칼' 이야기다. 18일 열리는 '대구국제안경전' 준비로 바쁜 팬텀옵티칼 장용찬(52) 대표를 16일 만났다.
장 대표는 동계올림픽 당시를 떠올리며 '얼떨떨했다'고 했다. 예상치도 못하게 제품이 화제에 오르며 처음에는 정신이 없을 정도였다고. 장 대표는 "처음에는 직접 컬링 대표팀 경기를 보면서도 우리 제품인지 몰랐다. 나도 거래처 사장님의 연락을 받고 알았다"며 "국가대표팀 선수가 착용한 안경을 생산했다는 이유만으로 이토록 화제에 오를 줄은 몰랐다. 예상치 못한 행운"이라고 말했다.
팬텀옵티칼은 동계올림픽이 막을 내린 지 한 달이 넘은 지금도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지난 3월 기준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배로 늘었고 김은정 선수가 착용한 호피무늬 안경테 주문량은 5배나 뛰었다. 해당 제품은 올림픽 이후 재고가 바닥나 선주문을 받아 생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의 성공을 단순한 행운으로 치부하기도 쉽지 않다. 장 대표는 안경 관련 학과로는 유일했던 대구보건대 안경광학과를 졸업하고 평생을 안경일만 해온 '안경 전문가'다. 대학 졸업 직후에는 안경원을 운영했고 직접 제품을 만들고 싶어 2001년 창업에 뛰어들었다.
꾸준한 노력에 주변의 인정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대구시 Pre-스타기업에 선정된 데 이어 지난 4일에는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선정한 경영혁신형 중소기업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컬링 특수'와는 무관한 성과다.
팬텀옵티칼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구 안경특구에는 열악한 상황에 놓인 업체가 적잖다. 대부분이 자체 브랜드를 갖지 못하고 다른 패션업체에 주문자생산방식(OEM)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는 점이 경영 악화의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최근 대구에서도 자체 브랜드 열풍이 불고 있지만 성공사례가 많지 않은데다 여전히 수천 개의 생산업체 중 자체 브랜드를 가진 곳은 70여 개에 불과한 상황이다.
10여 년 전 고객층에 따라 '플럼' '크로커다일' '라바' 등 자체 브랜드를 가진 팬텀옵티칼은 자체 브랜드 론칭을 꿈꾸는 업체 입장에서 '롤모델'이기도 하다. 장 대표는 "OEM 방식의 경우 적은 매출도 문제지만 불안정성이 가장 문제다. 바이어의 주문량에 따라 회사가 이리 흔들리고 저리 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직원들을 안정적으로 고용하고 회사를 운영해가려면 자체 브랜드를 론칭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앞으로는 수출에 중점을 두고 국내 안경테의 우수성을 해외에 소개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장 대표는 "대구가 안경산업의 시초이지만 여전히 어려움을 겪는 업체가 많다"며 "수출을 확대해 지역사회와 고용에 기여하면서도 한국 안경테의 우수성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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