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이 12년 만에 월드컵 출전권을 따내고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준비하는 내내 스웨덴 축구 대표팀의 주인공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였다.
스웨덴 출신의 세계적인 스트라이커인 이브라히모비치는 2년 전 이미 대표팀에서 은퇴했으나 월드컵을 앞두고, 월드컵 개막 이후에도 줄곧 스웨덴팀에 '유령'처럼 드리워 있었다.
여러 논란 속에서도 스웨덴은 흔들림 없이 이브라히모비치 없이 월드컵에 나섰고 4일(한국시각) 16강전에서 스위스를 꺾고 24년 만에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브라히모비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아니 그가 없어서 이뤄낸 성과였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즐라탄이 자신의 부재를 통해 스웨덴을 더 강하게 만들었다"고 표현했다.
영국 BBC 해설위원인 전 축구선수 저메인 지너스도 "스웨덴은 즐라탄 같은 슈퍼스타가 없을 때 더 좋은 팀"이라며 "그가 없을 때 더 하나가 된다"고 말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스웨덴 대표팀에서 116경기를 뛰면서 62골을 넣었다. 대표팀의 그 어떤 선수보다 많은 득점이다.
이브라히모비치가 스웨덴이 낳은 최고의 공격수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지만 그가 월드컵을 앞둔 지난 4월 대표팀 복귀를 원한다는 '깜짝 발언'을 했을 때 분위기는 싸늘했다.
결국 그는 스웨덴 대표팀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선수가 아닌 월드컵 후원사 비자카드의 모델로 러시아에 와서 '스웨덴 흔들기'를 멈추지 않았다. "내가 없는 대표팀은 기대치가 낮으니 부담 안 가져도 된다"고 도발했다.
결과적으로 이브라히모비치의 스웨덴 흔들기는 스웨덴팀을 하나로 만드는 데 도움을 줬다.
이브라히모비치가 대표팀에 있을 때 그는 동료들에게 영감을 주기보다는 다른 선수들을 억눌렀다고 NYT는 표현했다.
개성 강한 성격의 압도적인 에이스가 없는 지금 스웨덴 선수들은 모두 자유로워졌고 주장 안드레아스 그란크비스트를 중심으로 뭉쳤다. 이번 월드컵에서 안데르손 감독과 스웨덴 선수들은 개인이 아닌 '팀'의 가치를 강조했다.
기대를 뛰어넘는 스웨덴의 선전은 스타 선수에 의존하는 팀이 아니라 단합된 '원팀'의 가치가 빛을 발한 이번 월드컵 추세와도 잘 맞는다.
리오넬 메시의 아르헨티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포르투갈, 무함마드 살라흐의 이집트,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폴란드는 이미 짐을 쌌지만 스타선수 없는 스웨덴은 살아남아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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