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취수원 이전을 두고 지역 국회의원들이 편을 갈라 싸우고 있어 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한다. 국회의원들이 대화는 고사하고, 지역별, 정당별로 목소리를 달리하며 상대를 비난하기에 여념이 없으니 어처구니가 없다. 대구시민에게 긴급한 취수원 이전이 ‘정치가 끼면 모든 것이 일그러지는’ 사례로 전락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다툼의 시발은 더불어민주당 홍의락 의원(대구 북을)이 보도자료에서 ‘취수원 이전에 정치권이 만나 허심탄회하게 논의하자’고 제안하면서부터다. 홍 의원의 제안에 구미를 지역구로 둔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발끈하면서 감정싸움과 비난전이 벌어졌다.
장석춘 한국당 의원(구미을)은 “다른 지역은 어찌 돼도 상관없고 우리 지역만 잘 되면 된다는 식의 자세로는 구미시민의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홍 의원을 비판했다. 백승주 한국당 의원(구미갑)은 같은 당 권영진 대구시장을 향해 “구미시민은 안중에도 없고 대구시민 권익만 챙기겠다는 전형적 지역 이기주의”라고 했다.
두 국회의원 모두 대구 취수원 이전을 적극 반대하는 것은 물론이고 상대 당, 같은 당을 가리지 않고 자극적인 비난 세례를 퍼붓고 있다. 자신과 뜻을 달리하는 이들이라면 무조건 물어뜯고 보는 두 의원의 행태에 아찔함을 느낄 정도다. 아무리 2년이 채 남지 않은 총선이 급하다고 해도, 먹고 마시는 ‘수돗물’을 볼모로 자기주장만 내세우고 있으니 스스로 부끄럽게 여겨야 한다.
최근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장세용 구미시장이 ‘대구시와 대안을 찾아보겠다’고 선언하면서 모처럼 만에 대화 분위기가 조성돼 있는 마당에 국회의원들이 오히려 재를 뿌리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취수원 이전은 물론이고, 지역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해도 부족할 판에 ‘이전투구’나 벌이고 있으니 그 수준과 자질에 한숨만 나온다. 더는 상대를 자극하는 발언을 삼가야 하고, 대구시·경북도·구미시의 협상을 적극 도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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