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식 같이 키운 수박 모두 땅 바닥에 묻어버릴 판입니다!

수박 속이 물러 들어가는 현상으로 피해를 본 한 농민이 수박을 가리키며 한숨짓고 있다. 마경대 기자
수박 속이 물러 들어가는 현상으로 피해를 본 한 농민이 수박을 가리키며 한숨짓고 있다. 마경대 기자

하우수와 노지에서 재배한 수박이 완숙과정에서 속이 시커멓게 농해지는 이상증세를 보여 수박 재배 농가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24일 오후 1시 영주 이산면의 한 수박밭. 속이 검게 물러 들어가는 이상증세를 보여 출하를 못한 수박들이 밭둑에 그대로 방치돼 썩어 들어가며 악취를 풍기고 있었다.

이영학(60) 씨는 "출하를 앞두고 속이 물러들어가는 이상한 증세를 보이고 있어 계약을 했던 상인들조차 계약을 파기하고 계약금을 물어내라고 하는 판이다. 어디에다 하소연해야 되는지 앞이 캄캄하다"고 했다.

현재 수박 속이 물러 들어가는 이상 증세를 보이는 곳은 영주 평은·이산·문수·장수면에서 수박을 재배하는 50여 농가에 22만㎡ 규모에 이른다. 이들은 특정 종묘상이 생산하는 수박 모종을 한 농약사로부터 공급받아 식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주민은 "한 해 농사를 다 망쳐 버렸다. 20년 동안 수박 농사를 지었지만 올해처럼 이런 증상을 보이는 것은 처음"이라며 "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워 온 수박이 썩어나가는 걸 보면 살점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방석 영주시농업기술센터 연구개발과장은 "임팩트 수박이 올해 처음으로 영주지역에서 재배됐는데 생리적 현상이 유별나게 심해 농가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 것 같다. 종묘회사가 농약사를 통해 보상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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