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유난히 긴 삼복더위가 가마솥 같은 열기가 지속되고 있다.
이 무더위를 식혀 줄 곳으로 숲과 계곡이 어우러져 시원한 곳. 지리산을 추천한다.
뱀사골, 피아골, 칠선계곡, 백운계곡 등 물 맑고 수려한 골짜기와 너른 산하를 품고 있는 지리산은 우리나라 국립공원 제1호이다. 3도 5개 시군에 걸쳐 있으며, 우리나라 22개 국립공원 중 가장 넓은 면적을 보유하고 있다. 동쪽에는 남강이 서쪽에는 섬진강이 북에서 남으로 흐르고 1,000m가 넘는 높은 봉우리가 동에서 서로 뻗은 웅장하면서도 어머니 품속 같은 포근한 산이다.
오늘은 여름 피서지로 제격인 지리산 삼성궁, 쌍계사, 청학동으로 안내한다.

◆삼성궁(三聖宮)
지리산 깊고 높은 해발850m에 위치한 삼성궁은 배달민족 성전으로 한배임(桓因), 한배웅(桓雄), 한배검(桓君) 및 역대 나라를 세운 태조, 각 성씨의 시조, 현인과 무장을 모신 신성한 영역이다. 뿌리 없는 나무가 있을 수 없듯이 우리의 위대한 얼과 뿌리를 천지화랑의 정신을 바탕으로 홍익인간(弘益人間), 이화세계(理化世界)를 실현할 대화합의 장이라 주창하는 곳이다.
삼성궁은 종교단체로 오인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종교단체가 아닌 민족의 정토도맥 동방선도인 신선도를 가르키며 화랑도 교육과 무예를 연마하는 곳으로 1997년 내무부로부터 문화시설지구로 고시 받은 배달민족의 종합민족성전이라고 한다.
삼성궁은 천궁, 건국전, 청학루, 무예청, 연못, 솟대가 톡특한 형태로 조성되어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3,333개의 돌로 만든 솟대다. 솟대로 성전을 만들어 우리선조들이 성황당에 기원을 담듯, 소원을 빌기 위한 옛 소도로 복원하였다고 한다. 수많은 솟대는 정교하고 섬세하며 같은 모양이 없는 듯 기기묘묘한 형상은 별천지 신선의 세계가 여기가 아닐까하는 착각을 하게 되는 곳이다.
지대가 높지만 풍부한 계곡물과 시원한 폭포가 있어 더위를 느낄 수 없다. 특이한 형태의 이국적인 풍경은 신비함과 경건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선인들의 공간이다. 포토죤은 건국전 앞 마당이며, 내려오실 때만 보이는 돌로 이은 보기드믄 돌지붕도 있다.

◆쌍계사(雙溪寺)
두 개의 물길이 만난다는 곳에 위치한다는 쌍계사는 신라 성덕왕 23년(724) 의상의 제자 삼법(三法)이 창건했다. 삼법은 당나라에서 '육조혜능의 정상(頂相)을 모셔 삼신산(금강산, 한라산, 지리산) 눈 쌓인 계곡 위 꽃피는 곳에 봉안하라'는 꿈을 꾸고 귀국하여 현재 쌍계사 자리에 이르러 혜능의 머리를 묻고 절 이름을 옥천사라 했다. 이후 정강왕 때 쌍계사라 했으며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으나 벽암스님에 의해 중건되었으며 양산 통도사, 팔공산 동화사와 더불어 대한민국 8대 총림 중 한곳인 대가람이다. 이 절을 재미있게 답사하는 방법은 최치원의 글씨를 찾아보는 것이다. 매표소 가기 전 주차장 왼편 옛길 양편 큰 자연석 바위에 새겨진 '쌍계' '석문'과 대웅전 앞 '진감선사 대공탑비', 불일암에 '완폭대'가 최치원의 글씨이다.

청량한 계곡 물소리와 녹음이 짙은 나무 향 가득한 진입로가 운치 있다. 아담한 건물인 일주문 사천왕문을 지나면 팔영루가 나타난다.
보편적으로 대웅전 앞에 위치하는 누(樓)가 이 절에서는 팔영루(八泳樓)다.
진감선사 혜소(慧昭, 774~850)가 중국에서 불교음악을 공부하고 국내로 돌아와 팔영루에서 우리민족의 정서에 어울리는 범패(梵唄:절에서 주로 재를 올릴 때 사용되는 음악)를 만들어서 오랜 기간 범패명인을 배출하는 교육장으로 활용된 유서 깊은 건물이다. 대웅전 앞 마당에는 최치원이 쓴 국보 제47호인 그 유명한 진감선사대공탑비인 부도비가 있다. 부도비가 대웅전 앞마당에 있는 것, 비석이 정면을 향하지 않은 점도 특이하다. 이 비문은 지금은 많이 마모되어 글자를 알아보기 힘들지만, 영조 때 만들어 놓은 목판본에 의하면
신라 정강왕이 진감선사의 높은 법력을 존중하여 887년에 만든 비석으로 고운 최치원이 비문을 짓고 썼으며 형영스님이 새겼다. 비문에는 그 당시의 사상, 역사, 예술 등 여러 분야의 귀중한 내용과 서체가 우수하여 국보로 지정되었을 것이다.
대웅전 옆에는 자연암석에 양각으로 조각된 마애약사불이 잔잔한 미소를 짓고 있다. 넓지 않은 경내를 빈 공간 없이 오밀조밀 조화롭게 구성되어 있는 천년고찰이다.
시간의 여유가 된다면 여기서 3km 지점에 있는 불일폭포를 가보시길 권한다. 이 폭포는 지리산 10경 중 한곳으로 높이 60m, 폭 3m 상하2단으로 구성된 시원하고 웅장한 폭포다.

◆청학동(靑鶴洞)
하동군 청암면 묵계리에 있는 학동마을이다. 삼성궁 가기 직전 오른쪽 마을이다. 청학은 중국 문헌에 나오는 '태평시절과 태평한 땅에서만 나타나고 운다는' 전설의 새이다. 그래서 옛 사람들은 태평성대의 이상향을 창학동이라 불렀다. 학동마을이 청학동으로 유명세를 타는 것은 그 곳 위치가 전설상의 깊은 골짜기와 비슷할 뿐만 아니라 한국전쟁 이후 외부와 담을 쌓고 독특한 생활방식을 지키며 사는 이곳 사람들의 생활이 외부로 알려지면서였다, 도인촌이라 불리는 이곳에 사람이 살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강대성(1890~1954)이 창시한 유불선갱정유도교(儒佛仙更定儒道敎)를 신봉하는 사람들이 한국전쟁 이후 이곳에 모여들어 마을을 이루었으며 '유불선과 동·서학을 합일하여 현대문화의 부조리한 면을 배제하고 인의예지의 인간본성을 수양하여 인간윤리를 실천 한다'는 교리에 따라 외부와 담을 쌓고 유교적인 전통 생활방식을 고수하며 살아왔다.
성인이 되면 옛 선비들처럼 상투를 틀고 큰 갓을 쓰고 도포를 입는다. 자녀들은 학교에 보내지 않고 서당에 보낸다.
이러한 생활방식의 청학동도 외부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므로 이곳도 어쩔 수 없이 변화의 물결에 휩싸일 밖에 없지 않았을까.
▶tip:
*가는 길 : 대구→광대고속도→함양→대통고속도→단성IC→
59번국도→1047호 지방도(소요시간 약2시간30분)
*레일바이크:하동 북촌 레일바이크는 안전하고 인체공학적으로 설계하여 남녀노소 불편함이 없고 추돌사고에 대비한 안전벨트와 유압듀얼브레이크, 충격흡수용 범퍼로 안전과 안락한 승차감을 준다. 총 운행거리는 5.3㎞, 운행소요시간은 1시간 10~20분이다. 하절기 주말요금은 2인승 3만원, 4인승 3만5천원이다.
예약: 055)882-2244 인터넷예매 http://hdrailpark.com
*청학동자연산장(055-882-4137):청학동 버스정류장에 있다. 고풍스런 내부와 주인장의 옷차림이 청학동임을 알 수 있다. 지리산 자락의 청정지역에서 나는 갖가지 산나물에서 특유의 향과 달콤한 자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식당이다. 산나물비빔밥 1인분 8천원이다.
재첩국, 빙어회는 화개장터 인근에 식당들이 많이 있다.
*평사리공원 캠핑장:시원한 강바람에 툭 터진 전경,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과 넓은 백사장, 지리산 주위의 빼어난 경관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휴식공간으로 인기가 있다. 055-880-2495
글 사진 이승호 답사마당 원장
leesh06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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