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철아", "어머니".
65년이 훌쩍 넘는 기다림의 시간동안 참아왔던 눈물을 한꺼번에 토해냈을까.
20일 금강산호텔 마련된 남북이산가족 단체상봉 행사장은 반백 년이 훌쩍 넘은 기간 헤어졌던 혈육을 만나 부둥켜안은 가족들이 흘린 눈물로 채워졌다.
남측의 이금섬(92) 할머니는 상봉장에 도착해 아들 리상철(71) 씨가 앉아있는 테이블에 오자마자 아들을 끌어안고 눈물을 펑펑 쏟았다.
아들 상철 씨도 어머니를 부여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상철 씨는 어머니에게 아버지의 사진을 보여주며 "아버지 모습입니다. 어머니"라며 오열했다.
이금섬 할머니는 전쟁통에 가족들과 피난길에 올라 내려오던 중 남편과 아들 상철 씨 등과 헤어져 생이별을 견뎌야 했다.
남측 한신자(99) 할머니도 북측의 두 딸 김경실(72) 경영(71) 씨를 보자마자 "아이고"라고 외치며 통곡했다.
한신자 할머니와 두 딸은 한참 동안 아무 말도 잇지 못하고 눈물만 흘렸다.
한 할머니는 전쟁통에 두 딸을 친척 집에 맡겨둔 탓에 셋째 딸만 데리고 1·4 후퇴 때 남으로 내려오면서 두 딸과 긴 이별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는 "내가 피난 갔을 때…"라고만 하고 미처 두 딸과 함께 내려오지 못한 데 대한 미안함 때문인지 울먹이며 더 말을 잇지 못했다.
89명의 남측 이산가족과 동반 가족 등 197명은 20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금강산호텔에서 북측 가족 185명과 단체상봉을 진행했다. 분단 이후 만날 수 없었던 남북의 가족이 65년 만에 처음으로 재회한 것이다. 이들은 오후 7시부터 2시간 동안 북측 주최의 환영 만찬에서 다시 만나 길고 긴 이야기를 나눴다.
남북 이산가족들은 22일까지 2박 3일간 6차례에 걸쳐 11시간 동안 얼굴을 맞댈 기회를 가진다.
이틀째인 21일에는 숙소에서 오전에 2시간 동안 개별상봉을 하고 곧이어 1시간 동안 도시락으로 점심을 함께한다. 가족끼리만 오붓하게 식사를 하는 건 과거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선 볼 수 없었던 풍경이다.
이산가족들은 마지막 날인 22일 오전 작별상봉에 이어 단체 점심을 하고 귀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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