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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인현왕후의 숨결을 따라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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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하는 걷기 여행길

김천 수도산 자락에 조성된 인현왕후길. 서인으로 강등 당해 수도산 청암사에서 3년간 지냈던 인현왕후를 기리기 위해 김천시가 조성했다. 김천시 제공
김천 수도산 자락에 조성된 인현왕후길. 서인으로 강등 당해 수도산 청암사에서 3년간 지냈던 인현왕후를 기리기 위해 김천시가 조성했다. 김천시 제공

"낙엽송 보존림이 있는 김천 수도산의 단풍을 보지 못한다면 인현왕후길의 진면목을 놓치는 일이다."

한국관광공사는 김천 수도산의 '인현왕후 길'을 8월의 걷기 좋은 길로 선정하고 국민에게 추천했다. 공사는 그러나 수도산의 가을 풍취가 더 우수하다며 가을산행을 추천하고 있다.

인현왕후(1667~1701)는 조선 제19대 임금인 숙종의 계비(繼妃)로, 정치적 파벌에 밀려 서인으로 강등당한 비운의 인물이다. 인현왕후는 서인으로 지내며 어머니 은진 송씨의 외가와 인연이 있던 청암사에 3년간 지냈다.

이때 절에서는 인현왕후를 모시기 위해 별도의 한옥(지금의 극락전)을 짓고 관세음보살을 모신 보광전을 지어 왕후의 복위를 기원하는 기도처로 활용했다. 인현왕후는 이러한 정성을 기억하고 복위 후 감사 편지와 함께 신물(神物)을 보내며, 불령산(수도산의 다른 이름)을 국가 보호림으로지정하도록 했다.

세월이 흘러 김천시는 백성의 존경과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인현왕후를 기리고자, 수도리 주차장에서 출발해 청암사 주변을 도는 약 9㎞가량의 걷는 길을 조성했다.

산과 계곡을 따라 조성된 인현왕후길은 어느 방향으로든 3시간가량 걸으면 원점으로 돌아온다. 해발 800m 높이를 넘나드는 코스로 수도계곡을 따라 길이 나 있어 맑은 물소리에 번잡한 생각을 떨치기 좋은 길이다.

전체 코스가 이어져 있어 어디서 시작해도 좋지만, 보통은 수도마을의 수도리 주차장에서 걸음을 시작한다. 소박하지만 정과 솜씨가 일품인 마을주민들이 운영하는 식당과 민박집이 있어 허기를 달래고 채비하기 좋다.

인현왕후길을 걷다 보면 몇 차례 갈림길을 마주하게 된다. 청암사를 향하는 길과 수도암을 향하는 길, 옛날솜씨마을을 향하는 길이 그러하다. 정해진 코스를 따라 한 바퀴를 완주해도 좋지만, 시간과 마음에 여유가 있다면 수도산이 품은 보물을 찾아 잠시 옆길로 새어봄 직하다.

가을 수도산에는 형형색색의 단풍이 물든다. 길 위에는 신라시대부터 혹은 그 이전부터 쌓인 이야깃거리가 소복하다. 바스락거리는 낙엽을 밟으며 '나'의 이야기 하나 수도산에 보태보는 가을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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