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30년 대구의 모습은?" <하> 생활권 별 특화 발전으로 두 마리 토끼 잡는다

'시민 삶 스타일' 맞춰 특화형 도시계획 수립… '균형발전' 이룬다

대구시가 마련한 '2030 도시기본계획'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도시의 공간 구조를 보다 탄력적·현실적으로 재편해 미래에 유연하게 대비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 꼽힌다. 즉 도시권 거점을 실제 시민들의 생활 양식에 맞춰 편성함으로써 각 거점 별로 특화된 맞춤형 도시계획을 수립하고, 광역권 타 도시와의 원활한 협력도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 특화 생활권 설정으로 '시민 삶 스타일' 맞춘다

과거 '도시계획'이란 행정기관 주도로 이뤄지는 일방적인 정책에 불과했다. 현실 속 시민들의 삶과는 무관하게 수립됐기 때문에 개발 수혜는 특정 지역에 집중됐고, 이는 분명 당시 기준으로는 '효율적'인 행정이었다. 그러나 이처럼 균형을 잃은 도시계획은 장기적으로 일부 지역을 소외시켰고, 실행 과정에서 주민들과의 충돌이 벌어지는 등 부작용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대구시의 2030 도시기본계획은 이처럼 '행정기관이 주도하고 주민들은 따르는' 구시대적 발상에서 점차 멀어지려는 시도 중 하나다. 주민들의 행정동 간 통행 특성과 지형지물, 이용 시설 등을 파악해 최대한 실제 현실에 맞춰 생활권을 설정하고자 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각 생활권 별 발전 전략도 시민원탁회의 등을 통해 외부 전문가와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했다.

1도심(중부), 4부도심(동대구, 칠곡, 성서, 현풍), 5성장유도거점(서대구, 월배·화원, 수성, 안심, 불로·검단)의 이른바 '10대 생활권'은 시민과 대구시가 머리를 맞댄 이같은 고민의 산물이다.

예를 들어 이번 계획에서 과거 중부와 함께 도심으로 분류됐던 동대구 지역은 교통 허브이자 비즈니스 거점이라는 점을 살려 부도심으로 재분류됐다. 대구가 실질적으로 동성로 중심 일원화 도심 체제라는 현실을 계획에도 반영한 것. '동부대권'으로 뭉뚱그려졌던 불로·검단과 안심 지역도 실제 지역적 특성은 다르다고 판단, 분리해 각자에 맞는 발전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했다.

◆ '주민이 원하는 합리적 발전방향'에 초점

이처럼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실제 사람들의 생활 특성에 맞춰 생활권을 설정하는 작업은 도시발전계획을 수립하는 데도 큰 영향을 준다. 현실과 무관하게 행정기관 주도로 생활권이 설정됐을 때는 현실과 동떨어진 발전 전략이 세워지거나, 도시가 주민들의 바람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나아가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이번 2030 대구 도시기본계획은 수립 과정부터 주민들이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때문에 현실 속 생활권 별 특수성과 장·단점을 고려할 수 있었고, '실제 주민들이 원하는 합리적 발전방향'에 가깝게 계획이 수립돼 이같은 부작용이 적다는 게 대구시의 설명이다.

먼저 대구시의 중심이자 향후 대구 광역권의 중심이 될 중부 지역은 역사·문화·예술 중심의 원도심 재생과 문화콘텐츠에 기반한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데 방점을 찍는다. 도심 부적격 시설을 재개발하고 갖가지 문화예술·체험관광 콘텐츠를 집적시켜 광역권 문화의 거점으로 삼는다는 복안이다. 아울러 '콘크리트 숲' 이라는 도심의 단점을 완화하고자 녹지공간 확충도 추진해나갈 방침이다.

4부도심의 경우 도심의 발전방향과는 궤를 달리해 '비즈니스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맡게 된다. 칠곡 생활권에는 통합 신공항과 연계한 교육의료 특구와 글로벌 인재 양성 목적의 국제학교 등이 계획에 포함됐다. 동대구역세권을 중심으로 한 동대구 생활권은 벤처산업과 금융 및 법률 산업을 집적시켜 영남권 비즈니스의 허브로 발전시킨다.

대구 최대의 산업단지가 있는 성서 생활권은 전통적인 산단 기능을 산학연계 방식으로 융복합 시켜 구조 고도화를 이뤄낸다는 계획이다. 테크노폴리스가 있는 현풍 생활권에는 4차 산업혁명에 맞춘 미래형 도시기반을 갖춰나간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성장유도거점'으로 분류된 서대구, 월배·화원, 수성, 안심, 불로·검단 등 5개 지역에는 각 지역 별 특성에 맞춘 발전전략이 수립됐다. 서대구 고속철도역이 들어설 서대구 생활권에는 역세권 중심 산업지원과 네트워크 기능이 부여됐고, 월배·화원에는 고령과 광주 등 서부권 중심의 광역권 연계기능이 주어졌다.

알파시티가 건설될 수성 생활권에는 의료와 지식기반산업기능이, 혁신도시가 있는 안심 생활권에는 1호선 하양 연장과 함께 첨단의료 허브가 계획됐다. 불로·검단 생활권에는 대구공항과 K2가 이전한 후 이전터를 중심으로 차세대 복합단지 기능 등을 부여해 포항 등 광역 동부권과의 연계를 중심으로 육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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