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2기 내각 지역인사 소외, 내년도 예산 '홀대론'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맞는 대구경북(TK)의 추석 민심은 냉랭하다. '먹고 살기 힘들다'는 푸념들이 여기저기서 나오는 중에 정치적 소외 우려까지 겹친 탓이다. 인사와 예산이 시·도민들의 삶에 직접적으로 관련된다는 인식이 커 민심이 응집되는 추석은 '성토의 장'이 되고 있다.
특히 정치적으로 보수성향이 강한 지역민들은 "'TK 패싱'이 지역의 미래까지 앗아갈 것"이라며 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내뱉었다.
일부에서는 "정부 탓으로 돌리는 것은 자생 의지를 내려놓는 것"이라며 "보수정치권의 주장에 부화뇌동하지 말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서민의 삶은 뒷전으로 한 채 정쟁의 빌미만 찾으려는 정치권 전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컸다.
인사에 예민할 수밖에 없는 관가의 지역 인사들은 절망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중앙부처 한 공무원은 "청사에서 시끌벅적 들리던 경상도 사투리가 이 정부 들어서는 '침묵 모드'다. 지역 출신끼리의 모임도 눈치가 보여 하지 못한다. 실력이 우선하겠지만, 그에 앞서 TK 출신이라고 인사에서 소외당하는 모습이 반복돼 이런 상황이 굳어지면 개인은 물론 지역에도 만만찮은 영향이 미칠 것이다"고 했다.
경북도의 한 공무원은 "중앙부처에 소위 힘 쓸만한 자리에 지역출신이 아무도 없다는 것은 지역의 요구를 전할 창구가 없어지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이는 예산뿐만 아니라 각종 정책에서의 소외, 피해의식을 키우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지역민들은 TK의 미래를 걱정하면서 정치인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김정수(52·자영업·대구) 씨는 "TK에 대한 노골적인 인사·예산 소외는 이 정부가 TK민들은 안중에 두고 있지 않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다"며 "'적폐 청산'을 기치로 내걸며 TK를 적폐 세력으로 몰고 있는데, 그들 역시 자기 식구 챙기기에 바쁜 모습을 보니 지난 정부와 다를 게 없다"고 했다.
심대섭(55·회사원·대구) 씨는 "이 정부의 인사가 한쪽으로 너무 치우쳤다. TK는 지난 정권 때 지역출신이 대통령이라는 이유로 인사에서 역차별받았는데 이 정부에서는 다시 성향이 다르다고 차별받고 있다. 이런 흐름은 쉽게 깨질 것 같지 않다"며 "TK가 자유한국당과 동일시되는 현실에서 TK 정치권은 지역민들에게 여전히 변화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현 정부에 대한 불만이 있지만, 그렇다고 한국당의 손을 들어주고 싶지는 않다. 달라지지 않으면 TK는 정치'경제 등 모든 부분에서 뒤처지게 될 것이다"고 했다.
김원식(65·공공근로·성주) 씨는 "문재인 정부의 TK 인사 홀대는 당연한 것으로 본다. 지난 10년간 TK 보수 인물들이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국비예산 문제는 정부에서 의도적으로 홀대했다고 보진 않는다. 다만 타지역에 비해 상대적 낙후된 걸 고려해 좀 더 많은 예산이 배정됐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 한나라·새누리·자유한국당 간판만 달면 당선이 되니 예산 결정에 많은 영향력을 미치는 지역 국회의원들이 정말로 열심히 뛰고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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