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그룹이 지배구조개선을 두고 논란을 빚는 가운데 지역 경제인들이 DGB금융의 경영을 이른 시일 안에 정상화해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은 지역 경제의 중심인 DGB금융이 하루빨리 지배구조개선 및 대구은행장 선임문제를 마무리 짓고, 지역 기업과 지역민을 우선하는 초심으로 돌아갈 것을 주문했다.
비자금 조성과 채용 비리 등 과거 경영진의 잘못으로 인해 DGB금융이 조직구조 개편과 인적 쇄신을 단행했고, 최근에는 대구은행장 선임과 사외이사 제도 개선 방안을 두고 지주와 은행 이사회가 견해차를 나타내면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에 대해 지역의 경제인들은 무엇보다 지역을 위해 설립된 대구은행의 초심을 되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DGB금융이 임직원만의 것이 아니라 지역이 함께 만들고 키운 기업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DGB금융 내 특정 조직과 세력의 이익이라는 관점이 아니라, 지역 기업과 지역민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달라는 지적이다.
창업 50년이 넘는 달서구의 한 기계제조업체 대표는 "대구은행은 1967년 대구상공인들이 모여 설립준비위원회를 발족하고 지역 산업계의 업종을 대표하는 발기인을 선출했다"며 "현재도 지역 기업 중에 대구은행을 주거래 은행으로 삼는 곳들이 많다. 설립 때의 취지를 생각해 지역 기업과 시민을 위해서 하루빨리 조직을 안정화하고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는 과거 IMF 때 대구은행의 위기를 지역의 기업과 시민이 힘을 합쳐 극복한 선례를 거론하기도 했다. 외환위기로 어려움을 겪던 대구은행은 1998년 개인과 기업, 법인을 대상으로 '대구은행 주식갖기운동 통장'을 판매했고, 지역사회도 대구은행 살리기에 동참하면서 '우리의 은행, 대구은행 주식갖기 운동'을 전개했다.
지역 중견기업의 한 임원은 "대구은행이 위기를 겪을 때마다 지역사회가 함께 극복해왔다. 지역 기반의 금융이 있어야 경제가 발전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있었다"며 "최근 지배구조개선과 관련해 논란을 빚는 것이 안타깝다. 지역에 근심을 주는 것이 아니라 힘이 되도록 DGB금융의 임직원들이 잘 협력해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했다.
특히 DGB금융지주와 달리 대구은행장까지 외부인사를 영입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경계의 목소리가 높았다.
지역 대표적 중견기업 회장은 "금융지주 회장을 외부인사로 영입한데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이지만, 대구은행장까지 외부인사로 선임한다면 은행 임직원은 물론 지역 기업이 많이 서운해할 것"이라며 "은행 출신 중에서도 충분히 적임자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금융 서비스에서 대구은행의 역할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있다. 오랫동안 이어온 관계와 경영위기 때의 원활한 소통 등의 이점으로 인해 대구은행과 거래를 유지하고 있지만, 낮은 이자율과 신속한 금융 서비스를 앞세운 시중은행의 공략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구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지역 상공인들이 주축이 돼 설립한 전국 최초의 지방은행이자, IMF와 같은 어려움을 함께 이겨온 DGB금융에 대한 애정이 크다"며 "논란을 하루빨리 마무리 짓고 지역 경제를 위해 좋은 품질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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