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경내 '경주 방형대좌(方形臺座) 석불좌상(보물 제1977호)'이 본래 경주 이거사(移車寺) 터에 있었음을 알려주는 근거가 나왔다.
이 신라 불상은 1912년 데라우치 마사타케(寺內正毅) 조선총독이 경주 고다이라(小平) 자택에서 본 뒤 이듬해 서울 남산 총독관저로 옮겼는데, 원래 위치를 두고 각각 이거사 터와 경주 남산을 주장하는 견해가 팽팽하게 맞서왔다.
2011년 별세한 이근직 경주대 교수의 부인 주진옥 신라문화유산연구원 보존관리팀장이 16일 밝힌 일제강점기 자료 '신라사적고'(新羅寺蹟考)에 따르면 도지리(道只里) 이거사 터 항목에 다이쇼(大正) 2년(1913) 중에 총독부로 불상을 이전했다는 내용이 있다.
임경택 전북대 일본학과 교수는 이를 "과거에 완전한 석불좌상 1구가 엄존했는데, 지난 다이쇼 2년 중에 총독관저로 옮겨졌다. 그 외에 목 부분에 손상이 있는 석불 1구와 후광(장식)이 있는 석불입상 1구, 석탑 1기(도괴됨) 등이 절터 부근 땅속에 묻혀 있었다"고 번역했다.
신라사적고는 경주 금관총 발굴에 관여했고 1933년 조선총독부박물관 경주분관(현 국립경주박물관) 초대 관장을 지낸 모로가 히사오(諸鹿央雄)가 다이쇼 5년(1916)에 자비 출판한 책이다. 이거사 터 관련 부분은 이근직 교수가 일본 덴리(天理)도서관 소장 서적을 복사해 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경주 문화재 사정에 밝았으며, 더구나 문제의 불상 반출에 직·간접으로 간여한 것으로 이미 드러난 모로가 히사오가 이거사 터 석불좌상 이전 시기로 적시한 때와 청와대 불상이 청와대로 옮겨진 시점이 일치하고, 현재 이거사터에 모로가가 묘사한 그대로 석탑 기단부와 옥개석 일부가 남아 있다는 점으로 미뤄 책에 기술된 내용은 사실인 것으로 분석된다.
청와대 불상이 본래 이거사에 있었음을 결정적으로 뒷받침하는 사료가 발견되면서 불상 이전과 이거사터 정비 논의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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