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언론 탄압'이 핫 이슈다. 전 세계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이 큰 관심을 끌고 있고, 한국에서는 조선일보 탈북민 기자의 '취재 배제' 논란이 한창이다.
카슈끄지 사건은 사우디 정부 요원들이 반정부 언론인 카슈끄지를 이스탄불 영사관에서 고문 살해하고 시신까지 없애버린 엽기적인 언론 탄압 사례다. 사우디 당국은 발뺌하다가 사건 발생 18일 만에 "우발적인 몸싸움으로 인한 사고"라며 일부 시인했다. 사우디의 변명은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당시, 강민창 치안본부장이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고 발표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서방 진영에서 사우디 정부 편을 드는 것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뿐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사우디 정부는 오랫동안 사업 파트너였다. 사우디 당국과 유력자들은 1990년대부터 트럼프 소유 건물과 요트 등을 매입했고, 미국 방문 때마다 트럼프 호텔을 이용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를 옹호하는 것은 개인적인 이해관계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통일부가 지난 15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 취재 과정에서 탈북민 출신 조선일보 기자를 배제해 시끄럽다. 정부는 "(회담 성공을 위해)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해명했지만, 대부분 언론단체와 언론사들이 정부의 조치를 비판했다.
흥미로운 대목은 진보 진영과 진보 언론은 오히려 조선일보를 비판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의 비판 요지는 "취재 배제는 논란거리가 될 수 있지만, 책임 있는 언론이라면 탈북민 출신 기자를 보내 협상 상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먼저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조선일보를 싫어하거나 문재인 정권에 우호적인 국민들도 비슷하게 생각하는 듯하다.
참으로 어이없는 진영 논리다. 친정부 매체든, 반정부 매체든 취재·보도의 권리가 있다. 협상 상대를 고려하고, 상황에 타협해서는 언론의 자유를 입에 담을 수 없다. 카슈끄지 사건과 탈북민 기자 사건을 두고, 진보 진영은 완전히 다른 사안이라 말하고 싶겠지만, 근원적으로는 같은 사안이다. 언론 자유는 국민의 기본권이고, 제한받거나 방해받아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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