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능 결시율 매년 증가세…이유 따로 있다?

할인 등 수험표 혜택 누리려 수시 합격해도 응시원서 접수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결시율이 10.4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능 성적을 전혀 반영하지 않는 수시 비중이 높아진 데 따른 영향이라는 분석이 우세하지만, 한편으로는 수능 이후 쏟아지는 수험표 할인 혜택을 위해 수시에 합격하고도 일부러 원서를 접수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대구지역 수능 국어·수학·영어·탐구영역(한국사 제외) 평균 결시율은 9.02%였는데, 2016학년도(7.08%) 이후 2017학년도 8%, 2018학년도 8.79% 등 매년 늘고 있다.

이같은 결시율 증가의 배경으로는 우선 수시 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전형이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높다.

최근 모집 비율이 늘어난 수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경우 수도권 주요대를 제외하고는 최저학력 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중·하위권 학생들 중에는 전문대학 합격자들도 많아 수능 응시의 필요성이 낮다.

게다가 최근에는 수시 합격자들이 수능 이후 혜택이 많은 수험표 확보를 위해 원서를 접수해 결국 결시율을 높이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수능 응시수수료는 ▷4개 영역 이하 3만7천원 ▷5개 영역 4만2천원 ▷6개 영역 4만7천원 등 선택영역 수에 따라 다르다.

유통업체들이 수능시험을 치른 수험생을 겨냥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18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길거리에 휴대폰·옷가게 등이 수험생을 위한 할인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유통업체들이 수능시험을 치른 수험생을 겨냥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18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길거리에 휴대폰·옷가게 등이 수험생을 위한 할인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하지만 수험표로 얻을 수 있는 할인 혜택은 응시수수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상당한 편이다. 외식, 영화, 의료, 미용, 의류, 놀이공원, 공연·전시, 항공 등 수험표 혜택을 제공하는 업계가 매년 늘고 있다.

이들이 제공하는 50% 이상의 할인율이나 원플러스원(1+1), 사은품 등의 혜택을 따져보면 한달여간 응시수수료 대비 최대 5배 이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렇다 보니 온라인 상에서는 수험표가 암암리에 거래되는 사례도 숙지지 않고 있다. 수험표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5만~10만원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수험생은 "수시 모집 비중이 높은 항공 등 서비스학과나 최종합격 발표가 빠른 특정 대학 합격자들은 합격하고도 응시원서를 내는 경우가 많다"며 "평생에 한 번 누릴 수 있는 할인 혜택이 놓치고 싶지 않아 수능 원서를 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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