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내윤(42) 대구파티마병원 여성건강센터 산부인과 주임과장은 '타고난' 수술 전문 의사이다. 중학교 때부터 의사가 되겠다는 꿈을 가졌다. 막상 의과대학에 입학하고 보니, 정말 체질이었다. 해부학 시간은 흥미진진했고, 인턴 시절에는 '아기를 받는 것'이 뿌듯하고 감격스러웠다.
"산부인과는 내과와 외과가 공존하는 분야인데요. 수술에 의해 증상이 드라마틱하게 좋아지는 경우가 많아 매력적입니다. 또 외과에 비해 수술 시간이 짧다는 것도 저에게는 장점이었습니다. 물론 당시 대구지역에 유명한 의사 선배님들이 많았던 것 역시 전공선택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수술 도구의 발달 역시 박 주임과장의 눈길을 끌었다. 진행성 난소암과 복막암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산부인과 수술은 배를 째는 개복을 하지 않고 복강경 수술이 가능하다. 환자가 여성들인 만큼 수술 후 흉터가 거의 남지 않는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수술 도구와 기술의 발달은 놀랍습니다. 3kg, 5kg 되는 자궁(정상 자궁 무게는 60~80g)의 경우에도 복강경 수술이 가능해 수술 바로 다음날 일상생횔이 가능할 정도입니다. 거대근종(10cm 이상의 자궁근종) 역시 개복하지 않고 수술을 할 수 있습니다."
산부인과 수술의 다이나믹한 특성과 드라마틱한 결과는 뿌듯한 보람과 긍지로 이어진다. "불임으로 고생하던 30대 초반의 난소자궁내막종 환자가 있었습니다. 불임클리닉에서 여러 번 인공수정을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수술을 받고 임신을 한 뒤, 다시 우리병원을 찾아 건강한 아이를 출산했습니다. 의사로서 느끼는 보람과 긍지는 뭐라고 표현할 수 없을 정도죠."
박 주임과장은 "서구형 식생활로 인해 체형까지 서구형으로 바뀌면서 과거에는 드물었던 난소자궁내막종 환자들이 최근 많아졌다"면서 "암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드물고, 불임과 생리통이 주 증상이어서 미혼이거나 아직 아기가 없는 기혼 여성의 경우 수술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고 말했다. 또 "수명이 늘어나면서 60~80대 자궁탈출증 환자들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난소자궁내막종과 자궁탈출증 수술이 바로 박 주임과장의 특기이다. 기본적으로 수술이 원칙이지만, 수술을 거부하거나 고령·건강상 이유로 수술을 할 수 없을 경우 '페사리'라는 기구로 수술 없이 치료할 수 있다. 대형 대학병원조차 대구파티마병원 만큼 다양한 페사리 기구를 갖춘 곳은 드물다. 특히 대구파티마병원에서는 자궁을 제거하지 않고 인공인대 삽입술로 시술이 가능하다. 나이의 많고 적음을 떠나 자궁을 유지하고 싶어하는 여성환자들에게는 희소식이다.
박 주임과장은 " '부인과 암센터'를 대구파티마병원에 설립하는 것이 꿈이자 과제"라면서 "그러나 산부인과 지원자가 줄어들고, 배출되는 의사들조차 위험부담이 낮은 외래진료 등을 선호하는 세태 탓에 아기의 분만과 여성의 건강·생명을 지킬 수 있는 의사들이 부족한 것이 큰 난관"이라고 했다.
<프로필>
▷마산 중앙중 ▷마산 중앙고 ▷경북대 의과대학 의학사·의학석사·의학박사 ▷경북대학교병원 부인종양 임상교수 ▷대구파티마병원 산부인과 주임과장 ▷대경부인종양연구회 ▷대구경북부인내시경연구회 ▷대한산부인과내시경학회 ▷대한부인종양·콜포스코피학회 ▷대한산부인과학회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