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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더 나은 출산 환경, 저출산 극복 첫걸음

최기문 영천시장

최기문 영천시장
최기문 영천시장

해마다 새싹 돋는 봄이 오면 초등학교 운동장마다 첫발을 내딛는 신입생들의 해맑은 재잘거림으로 가득 찼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아름다운 광경은 최근 우리 지역에서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올해 경북도내 22개 초등학교가 신입생을 받지 못했다. 영천시도 초등학교 입학생이 2017년 614명, 2018년 553명으로 매년 줄어들고 있고, 2개 학교는 6학년생이 없어 졸업식을 치르지 못하는 실정이다.

특히 학년이 낮아질수록 학생 감소나 신입생 부족으로 입학식을 하지 못하는 학교가 늘어나면서 시골에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줄어들고 지역경제도 점점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

영천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중소 지방도시 대부분 공통적으로 저출산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인구도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영천시 합계출산율은 2015년 1.55명, 2016년 1.41명, 2017년 1.35명으로 해마다 낮아지고 있다. 낙후한 출산 환경이 인구 감소를 부채질한다는 지적도 많다. 더욱이 영천시가 인구 10만 명을 유지하는 '시'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분만산부인과가 없어 인근 대구나 포항, 경산 등으로 원정 출산을 하는 불편을 겪어왔다.

이러한 불편 사항을 감안해 영천시는 민선 7기 시정의 최우선 과제를 인구 증가로 삼고 저출산 문제 해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동안 노력의 결과 지난 7월 말 대비 11월 말 기준 인구가 실제로 1천여 명 증가한 가시적인 효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영천시는 행정안전부의 저출산 극복 공모사업에 응모해 '해피니스 스타영천 패밀리센터 건립사업'이 선정됐다. 이 사업은 완산동 일원에 도시재생 뉴딜사업과 연계해 2020년 완공을 목표로 공동육아 나눔터, 문화센터, 키즈카페 등을 조성해 임신, 출산, 육아 통합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또 지난 9월에는 보건복지부가 공모한 분만취약지 지원사업에 선정돼 국·도비 지원으로 망정동 일대에 분만산부인과와 소아과, 산후조리원을 갖춘 (가칭)효성여성아이병원을 건립해 안정적인 분만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2019년 말 완공되는 효성여성아이병원은 출산 기반 시설의 불모지에서 영천시가 이루어낸 가시적인 성과이다.

이 같은 출산에 필요한 기반 구축과 함께 시는 출산장려금을 첫째 아이의 경우 5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6배 늘리고, 둘째는 120만원에서 340만원, 셋째는 540만원에서 580만원, 넷째 이상은 900만원에서 1천만원으로 올리기 위한 조례도 개정 중이다. 아울러 다자녀 가정을 위한 조례를 제정해 조만간 초중고생 자녀에게 50만~100만원, 대학생 자녀에게는 최대 200만원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이러한 움직임과 함께 내년 분만산부인과와 산후조리원 등이 들어서면 출산·양육·교육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갖춰 저출산 극복과 인구 증가를 위한 기본적인 토대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영천시와 같이 노령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중소도시의 경우 젊은 인구 유입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든든한 기업 유치로 청년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앞으로 영천시는 기업 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출산과 양육, 교육, 주택,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폭넓은 시책 추진으로 기업과 사람이 몰려드는 도시 조성에 총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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