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사랑(대표 신도환)이 배우 기주봉 주연의 궁중무용극 '미롱'(홍란주 극본, 신도환 연출 및 각색)을 이달 23일(일)까지 봉산문화회관 스페이스라온에서 선보인다. 이 작품은 궁중무 '춘앵전'을 완성해가는 춤꾼들의 사랑과 인생에 관한 이야기다. 마치 영화 '왕의 남자'(이준익 감독, 감우성·이준기 주연)를 연상시키듯 궁중무용과 남사당패 놀음을 통해 전통예술의 양식과 재미를 유기적으로 보여준다. 주인공 '창하' 역은 영화 '공작'에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역으로 2018 로카르노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에 빛나는 배우 기주봉(사진)이 맡았다.
작품 스토리는 조선 순조 때의 천재적 작곡가이자 궁중 무용수였던 전악(예술감독의 위치) 김창하가 창작한 정재춤 '춘앵전'과 남사당패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연극적 상상력을 더했다. 고운 빛으로 빚은 궁중무와 해학의 남사당패가 어우러진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큰 흐름은 전악 창하와 양아들 도일 그리고 제자 초영의 얽힌 삶과 기구한 사랑이다. 전악인 창하는 양아들 도일과 제자 초영을 극진히 아끼고 이끌며 절제의 혼이 담긴 궁중무 춘앵전을 함께 만들어간다. 하지만 스승인 창하의 눈을 피해 초영과 도일은 서로 사랑에 빠지게 되고, 그들의 사랑은 얼마가지 못해 창하에게 발각된다. 결국 그들 세 사람은 피할 수 없는 운명 앞에서 돌이킬 수 없는 비극적 선택을 한다. 그 후 도일은 궁을 떠나 남사당패에 들어가게 되고, 초영은 스승을 따라 여령으로 궐에 남았다가 중풍에 걸린 창하를 수발하며 늙어간다. 세월은 바람과 함께 흐르고, 초영과 도일은 남사당패의 놀음판에서 기구한 운명의 재회를 하게 된다.

2002년 초연 이후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미롱'은 2009년 세계국립극장 페스티발 우수공연 선정작으로 같은해 10월 국립극장 별오름극장 무대에서 아름답고 잔잔한 감동을 관객들에게 다시 한 번 선사했다. 올해는 대구문화재단 우수기획공연으로 선정되어, 연말에 대구 관객들과 만난다.
한편 극단 사랑은 이 작품의 공연수입 중 매회 5%를 적립해, 공연종료 후에 저소득층 주거복지를 위한 후원금으로 대구쪽방상담소와 대구주거복지센터에 기부한다.
평일 오후 7시40분, 토요일 오후 6시, 일요일 오후 3시. 2만5천원(중고생 1만원), 90분 공연. 문의 053)661-3521, 010-2525-4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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