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크리스마스 선물

유병천 E.World 대표이사

유병천 E.World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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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헨리의 유명한 단편소설 "The Gift of the Magi"는 우리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잘 알려져 있다.가난한 남편은 집안의 가보 시계를, 아내는 자신의 긴 머리카락을 팔아 서로에게 필요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주었다는 이야기는 어린 시절 감사와 사랑을 가르쳐준 동화 같은 이야기였다.

그 시절 크리스마스가 되면 산타 할아버지가 올해는 어떤 선물을 가져다 줄지 설레어 하며 양말을 걸어놓고 밤잠을 설쳤던 기억이 난다. 양말이 너무 작아서 선물이 안 들어가면 어쩌나 걱정하면서 말이다.

크리스마스 선물이 부모님이 사다 주는 거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은 성장 통과의례 중 하나가 되었지만, 그 설렘이 학습되어서인지 몰라도 크리스마스라는 단어만 들어도 행복 가득한 웃음이 입가에 머문다.

12월의 크리스마스는 11월에 시작이 된다. 11월 첫날 크리스마스 시즌을 밝히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지고 눈이 아프도록 찬란한 불빛들이 켜진다.

한해가 언제 이렇게 지났냐며 아쉬워하는 마음을 잠시 품으면 12월이다.

'월화수목금금금' 바쁘게 지내다 보니 가족들과 중요한 날에 함께 하는 시간을 놓치는 것이 다반사지만, 크리스마스만큼은 가족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에 카드를 준비한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도 느낄 겸 동성로를 돌며 예쁜 카드를 가족 수만큼 샀다. 카드 앞에 가족의 이름을 쓰고 빈 카드 용지를 내민다. 이른바 롤링페이퍼다.

가족들과 함께 둘러 앉아 카드를 같이 쓰는 것이 우리 집의 크리스마스 행사다. 조용히 숨기고 싶은 마음을 정리하는 것도 좋겠지만, 크리스마스만큼은 서로의 기쁜 마음을 내놓고 나누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 아닐까?

크리스마스가 설레는 이유는 이 날을 빌려 누군가에게 그동안의 감사를 표현 할 수도 있고, 반대로 뜻하지 않은 기쁜 선물을 받을 수 있는 날이어서 그런 것 같다. 평소 일하느라 가족을 제대로 못 챙겼을 아빠들은 오랜만에 가족들과 함께 놀이공원에 놀러 가서 점수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도 있고, 사랑고백을 미처 하지 못했던 커플들은 이날을 빌려 야경이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분위기에 취해 마음속의 고백을 해도 어색하지 않은 그런 축복받은 날이다.

꼭 비싼 선물이 필요하지는 않은 것 같다. 선물을 받는 사람은 상대방이 이 선물을 하기 위해 나를 얼마나 생각하고 배려해 왔는지에 더 감동할 것이다.

올해 크리스마스 선물은 예쁜 크리스마스카드에 정성 들인 손편지를 함께 줄 수 있다면 더욱 멋진 크리스마스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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