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다문화 2.0 시대] <2>지역 다문화 2세-차별과 편견의 시선

◇글 싣는 순서

〈1〉뿌리내린 지역 다문화 정책

▶〈2〉지역 다문화 2세-차별과 편견의 시선

〈3〉지역 다문화 2세-우리는 대한민국의 미래다

〈4〉외국인 노동자와 탈북민의 코리안 드림

〈5〉다문화 2.0 시대를 위한 제언

다문화 가정과 그 자녀는 한국 사회 구성원이다. 하지만 타인들이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차별과 편견이 담겨 있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남다른 외모, 부족한 한국어 구사 능력 등은 일자리에서 그들을 밀어냈다. '어딘가 부족해 다문화 가정을 이뤘겠지'라는 막연한 꼬리표도 쉽게 떨어져 나가지 않았다.

◆'우리'라는 표현에 다문화 학생도 있나요?

경북 한 중학교에 다니는 다문화 학생 A군은 사춘기를 심하게 겪고 있다. 농사짓는 아버지를 따라 '농부가 되겠다'는 꿈이 의사나 교사, '유튜버'를 손꼽는 친구들의 장래희망과 사뭇 달라서다.

남다른 외모도 걱정거리다. '나는 친구들과 다른 다문화 가정 자녀'라는 점을 의식하게 된 이후부터 친구들이 자신을 '다른 존재'로 여길 것만 같아 불안하다. 집안일에 바쁘고, 한국어와 교육 문화를 잘 모르는 어머니는 A군에게 큰 힘이 되지 못한다.

한국에서 생활하는 다문화 학생 상당수는 A군과 같은 고민을 겪는다. 각종 연구 결과는 다문화 학생이 일반 학생보다 취학률이 낮고 학업 중단율이 높다고 지적한다. A군과 같은 고민이 그들을 학교 밖으로 내몰고 있다.

교과서 등 각종 텍스트에서 자주 발견되는 '우리'라는 표현은 다문화 학생에게 소외감을 준다. 공동체를 강조하는 의미지만, 뿌리가 다른 이들을 배척하는 뜻도 담겨서다. 학부모에게 보내는 가정통신문은 온통 한글로만 쓰여 외국인 학부모가 이해하지 못 하는 일도 잦다.

'사이 좋게 지내'라는 의미로 선생님이 학생 부모 출신 국가를 공개해 또래 친구로부터 놀림감이 되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다문화에 대한 한국 사회의 인식 수준은 낮다. 한국인 학부모들이 "다문화 학생과 가까이하지 말라"고 자녀 교육을 하거나 학부모 정보 공유를 위한 단체 SNS 채팅방에 외국인 학부모를 초대하지 않기도 한다.

외국인 부모의 땅에서 나고 자라 중도에 한국으로 입국한 청소년의 여건은 더 열악하다. 2016년 발표된 '중도입국 청소년 실태 및 자립지원방안 연구'에 따르면 중도입국 청소년의 30%는 공교육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들은 집이나 거리 어느 곳을 맴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춘기 다문화 학생에 대한 정서 상담과 진로·진학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언어절벽 등 한국 사회 적응에 어려움이 큰 중도입국 학생에 대해서도 정책적 관심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늘어나는 다문화 학생 대책은?

출산율 저하 등으로 국내 전체 학생 수는 줄고 있지만, 다문화 학생 수는 증가 일로를 걷고 있다. 한국 사회가 이들에 더 큰 관심을 줘야 할 이유이다.

국내 전체 학생 수 대비 다문화 학생 수는 지난해 4월 기준 2.2%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비율은 해마다 늘고 있어서 2012년 이후 전체 학생 수는 연평균 18만 명 이상씩 감소한 반면, 다문화 학생은 매년 1만 명 이상씩 증가했다.

특히 경북은 다문화 학생이 전체 학생의 3%를 차지, 전국 평균을 웃돌고 있다. 초등학생은 5%를 넘는 수준이다. 경북 일부 초등학교는 전체 학생 중 다문화 학생이 40%를 차지, 다문화 학생 없이는 학교 유지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현실 탓에 '이제는 다문화 학생을 인구 감소 문제를 극복하는 방안이자 미래를 개척할 대상으로 여겨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 특성에 맞는 다문화 정책 수립, 교육지원 시설 분배, 전담 교원 배치 등으로 다문화 특화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문화 학생이 한국어와 외국인인 부모 나라의 언어를 함께 배우는 이중언어 교육, 글로벌 문화이해 교육 등을 통해 다문화의 강점을 키울 수 있는 특화 교육과정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견해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조광래 경북도 여성가족정책관은 "경제활동 인구가 줄어드는 현실 속에서 다문화 2세의 역할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다문화 학생은 외모만 약간 다를 뿐 똑같은 한국인이다. 어른들이 솔선수범해 편견 없이 이들을 대해야 아이들도 편견 없는 미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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