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일상이 된 미세먼지 시대, 시민들 "마스크는 내 생활필수품"

14일 오전 9시 대구 전역 초미세먼지 주의보, 동구 서호동서 PM2.5 147㎍/㎥까지 올라

고농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곳곳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14일 오전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출근길에 오른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서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연합뉴스
고농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곳곳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14일 오전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출근길에 오른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서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연합뉴스

"외출? 마스크 없으면 못 해요."

안개와 연무, 미세먼지가 뒤섞이는 등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14일 오전, 거리 곳곳에 마스크를 낀 채 걷는 시민들이 보였다. 대구 달서구 상인동 한 버스정류장에서 시민 이모(26) 씨도 검정색 면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씨는 "과거엔 겨울에 마스크를 끼고 출근하면 직장 동료들이 감기에 걸렸냐고들 물었지만, 요즘은 '오늘 미세먼지 너무 심하지 않느냐'고 먼저 얘기한다"고 했다.

미세먼지가 일상 속 풍경까지 바꿔놓고 있다.

계절에 무관하게 마스크를 '필참'하는 시민들이 늘었고, 미처 마스크를 챙기지 못한 시민들은 겨울철 보온용으로 착용한 목도리를 마스크 대신 코와 입 주변에 두르는 임시방편에 나선다.

이날 오전 7시쯤 대구 전역은 건물에 켜진 실내 조명이나 가로등, 간간이 보이는 광고 전광판이 없었다면 500m 앞도 채 보이지 않을 만큼 가시거리가 짧았다. 주말부터 이어진 안개에다 미세먼지까지 겹친 탓이다.

편의점과 약국 등에서는 마스크를 구매하려는 시민들 발길이 이어졌다.

달서구 두류동 한 편의점에서 마스크를 산 최정환(31) 씨는 "그동안 미세먼지를 신경쓰지 않았는데 오늘은 정도가 심해 이참에 미세먼지 필터 기능이 있는 보건용 마스크를 장만했다"고 말했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 외부활동이 잦은 경비원이나 택배 배달원 등은 건강 악화를 우려했다.

직장인 손모(32) 씨는 "6살짜리 아들에게 마스크를 씌워 유치원에 보내고도 마음이 불편하다. 평소 야외학습을 좋아하던 아이가 오늘은 실내에만 있으려니 답답해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시보건환경연구원은 14일 오전 9시 대구 전역의 초미세먼지(PM2.5) 시간평균 농도가 90㎍/㎥을 웃돌자 초미세먼지 주의보를 내렸다. 초미세먼지 주의보는 시간당 미세먼지 농도가 90㎍/㎥이상을 2시간 유지하면 발령하고 50㎍/㎥ 미만으로 떨어지면 해제한다.

이날 오전 한때 대구 평균 PM2.5 농도는 101㎍/㎥까지 치솟았다. 측정소별로는 오전 9시 동구 서호동 측정소에서 PM2.5 농도가 147㎍/㎥을 기록해 가장 높았다.

대구기상지청 관계자는 "노약자와 어린이는 장시간 무리한 실외활동을 피하고 외출시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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