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 마스크 없으면 못 해요."
안개와 연무, 미세먼지가 뒤섞이는 등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14일 오전, 거리 곳곳에 마스크를 낀 채 걷는 시민들이 보였다. 대구 달서구 상인동 한 버스정류장에서 시민 이모(26) 씨도 검정색 면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씨는 "과거엔 겨울에 마스크를 끼고 출근하면 직장 동료들이 감기에 걸렸냐고들 물었지만, 요즘은 '오늘 미세먼지 너무 심하지 않느냐'고 먼저 얘기한다"고 했다.
미세먼지가 일상 속 풍경까지 바꿔놓고 있다.
계절에 무관하게 마스크를 '필참'하는 시민들이 늘었고, 미처 마스크를 챙기지 못한 시민들은 겨울철 보온용으로 착용한 목도리를 마스크 대신 코와 입 주변에 두르는 임시방편에 나선다.
이날 오전 7시쯤 대구 전역은 건물에 켜진 실내 조명이나 가로등, 간간이 보이는 광고 전광판이 없었다면 500m 앞도 채 보이지 않을 만큼 가시거리가 짧았다. 주말부터 이어진 안개에다 미세먼지까지 겹친 탓이다.
편의점과 약국 등에서는 마스크를 구매하려는 시민들 발길이 이어졌다.
달서구 두류동 한 편의점에서 마스크를 산 최정환(31) 씨는 "그동안 미세먼지를 신경쓰지 않았는데 오늘은 정도가 심해 이참에 미세먼지 필터 기능이 있는 보건용 마스크를 장만했다"고 말했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 외부활동이 잦은 경비원이나 택배 배달원 등은 건강 악화를 우려했다.
직장인 손모(32) 씨는 "6살짜리 아들에게 마스크를 씌워 유치원에 보내고도 마음이 불편하다. 평소 야외학습을 좋아하던 아이가 오늘은 실내에만 있으려니 답답해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시보건환경연구원은 14일 오전 9시 대구 전역의 초미세먼지(PM2.5) 시간평균 농도가 90㎍/㎥을 웃돌자 초미세먼지 주의보를 내렸다. 초미세먼지 주의보는 시간당 미세먼지 농도가 90㎍/㎥이상을 2시간 유지하면 발령하고 50㎍/㎥ 미만으로 떨어지면 해제한다.
이날 오전 한때 대구 평균 PM2.5 농도는 101㎍/㎥까지 치솟았다. 측정소별로는 오전 9시 동구 서호동 측정소에서 PM2.5 농도가 147㎍/㎥을 기록해 가장 높았다.
대구기상지청 관계자는 "노약자와 어린이는 장시간 무리한 실외활동을 피하고 외출시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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