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람들은 오페라를 어렵게 생각할까?' 이런 저런 여러 고민을 하던 끝에 그 질문에 대한 나름의 답을 찾아냈다. 그건 오페라가 어렵기 때문이다. 실상 그러하다, 오페라 연출, 제작하는 사람으로서도 종종 이해하기 어려운 오페라를 접할 때가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대로 오페라는 음악 외에도 미술, 문학, 무용, 연극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들이 한데 어울려 만들어지는 말 그대로 종합예술인 것이다. 이런 뻔한 오페라의 자랑을 늘어놓는 이유는, 그만큼 제작비가 많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많은 수의 오페라를 작곡한 작곡자는 그만큼의 막강한 후원자를 갖고 있었다는 사실의 반증(反證)이 되는 것이다.
오페라라는 장르의 시초로 알려진 16세기 중세 르네상스 시대의 다프네(Daphne)부터 바로크시대, 고전파, 낭만파를 거치며 많은 수의 오페라가 등장을 했다. 이러한 시대를 미루어 짐작하더라도 아마, 주요 관객층과 후원 층은 귀족이나, 왕족, 종교계가 아니었을까. 대부분의 부(富)와 재력(財力)이 그들에게 집중되어 있었기에, 그들의 구미(口味)에 맞는 왕족, 귀족, 영웅, 신화, 종교 등의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오페라는 그렇게 어려운 귀족의 전유물로만 머물러 있지는 않았다. 18세기 산업혁명(産業革命)으로 시민계층의 경제적 성장이 가속화 되었으며, 이로 인해 여러 경제활동을 통해 부(富)를 축적한 일반 시민계층 중 일부가 재력가(財力家)층으로 등장했다. 이들은 점차 귀족들의 향유문화인 오페라의 강력한 후원자로 성장하였다.
오페라는 전(前) 시대와 마찬가지로 후원자들과 주요 관객층들의 구미(口味)에 맞는 시민계층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그 소재로 하여 제작되기 시작한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나타난 오페라가 바로 베리즈모 오페라(Verismo Opera)이다. '베리즈모'라는 말은 사실, 진실의 뜻인 이탈리아어 베로(Vero)라는 말에서 나온 사실주의 진실주의라는 뜻이다. 낭만주의의 시대의 비현실적인 신화적 주제를 거부하고, 평범한 배경의 시민계층의 인물이나 그들의 일상사(日常事)에서 가능한 사건을 소재로 삼고, 이를 표현할 수 있는 음악으로 제작되기 시작했다. 비제(Bizet)의 카르멘(Carmen)이 대표적인 작품이다.
지난해 70주년을 맞은 우리의 오페라 제작은 어떠한 모습일까. 어느 계층의 구미(口味)에 맞는 소재로 제작되고 있는 것일까. 강력한 후원자와 주요 관객층은 과연 누구이기에 왕족이나 귀족, 신화 영웅의 이야기에 이처럼 목을 매는 것일까. 이 시대의 베리즈모(Verismo)를 꿈꾸는 것이 아마도 이 시대의 오페라가 살아남을 수 있는 해법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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