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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글라스 불법파견논란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 안건으로 상정

3년 6개월째 묵묵부답 검찰 다음달 13일 심의위 안건 상정 … 노조측은 환영하는 분위기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 해고자 10여명이 대구지검 1층 로비에서 지검장 면담을 요구하며 연좌 농성을 벌이고 있다. 매일신문 DB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 해고자 10여명이 대구지검 1층 로비에서 지검장 면담을 요구하며 연좌 농성을 벌이고 있다. 매일신문 DB

구미 유리제조업체 아사히글라스의 불법파견 논란이 다음 달 13일 열릴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이하 심의위) 안건으로 상정되면서 노조원들은 또다시 설날을 차가운 길바닥 농성장에서 맞이하게 됐다. 노조 설립 1개월 만에 '문자해고' 통보를 받은 지 3년 6개월째 이들은 투쟁 중이다.

지난해 5월 대구고검의 재수사 명령에 김천지청은 8개월째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 대검 심의위로 공을 떠넘겼다. 이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사용자 측에 대해 한 차례 무혐의 처분을 한 김천지청은 재수사 결론을 내지 않고 철저히 입을 다물고 있다가 30일 갑작스레 심의위 회부 사실과 일정을 노조 측 법률 대리인에게 통지한 것.

대검으로 기소 여부 결정이 넘어간 것과 관련, 검찰에서는 '대검의 자체 판단'인지, '대구지검의 요청'이 있었는지 일절 함구하고 있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사건과 연관된 일이라 밝힐 수 없다"고 했고, 대검찰청 대변인실 관계자도 "해당 사안에 대해서는 어떤 내용도 공개하기 어렵다"고만 반복했다.

심의위 개최를 통보받은 아사히글라스 노조 측은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답을 내놓지 않은 채 입만 다물고 있던 검찰이 드디어 아사히글라스 불법파견 논란에 대해 결론을 내리려고 행동에 나섰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노조 관계자는 "검찰이 또다시 판단을 미루고 회피하는 것 같아 비겁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심의위에서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길 기대할 뿐"이라고 말했다.

검찰 수사심의위는 200여 명의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로, 사회적으로 관심이 많고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사건에 대해 기소·불기소 여부 등을 논의하는 검찰 내 의사결정기구다. 검찰의 기소 독점에 대한 우려를 씻어내기 위해 지난해 1월 도입됐다.

회의 결과는 당일 저녁에 나올 전망이다. 심의위는 의결 결과를 수사 주체인 대구지검 김천지청으로 통보하고 김천지청은 심의위 의결 결과를 참고해 기소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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