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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속으로]원룸에 같이 살던 후배 말 안 듣는다고 때려 숨지게 해

구미경찰서 전경
구미경찰서 전경

원룸에 같이 살던 후배를 때려 숨지게 한 뒤 자동차 트렁크에 싣고 다니다가 그대로 버리고 달아난 20대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구미경찰서는 3일 오후 3시 13분쯤 서울 한 쇼핑몰 앞에서 후배(20)를 살해한 혐의로 A(21) 씨와 B(21) 씨를 붙잡아 4일 이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27일 구미 진평동 한 원룸에서 함께 살던 후배를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이불에 싸 자동차 트렁크에 버리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후배의 시신을 자동차 트렁크에 실은 채 원룸에서 1㎞ 정도 떨어진 식당으로 이동한 뒤 태연하게 해장국을 먹은 것으로 밝혀졌다.

애초 이들은 후배의 시신을 산에 묻으려고 했지만, 식당에 나오면서 경찰 순찰차를 발견하자 자동차를 식당 근처에 둔 채 그대로 달아났다.

이들은 서울로 숨어들어간 뒤 경찰에 검거될 것을 우려해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고, CCTV를 피해 다니는 치밀함도 보였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후배가 평소 행동이 느리고, 말을 잘 듣지 않아 때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숨진 후배의 허벅지 등에 괴사 흔적이 있어 이들이 여러 차례 흉기를 사용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또한 이들이 지난해 12월 하순부터 지난달 말까지 2개월여 동안 후배를 지속해 폭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영동 구미경찰서 형사과장은 "온몸에 타박상이 있으며, 피부가 괴사할 정도로 때린 점으로 미뤄볼 때 지속해서 흉기를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피해자와 2개월여 동안 원룸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다른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도 있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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