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대구 중구 포정동 대보사우나 화재 희생자들의 빈소는 흐느끼는 울음소리만 가득했다.
갑작스러운 변고에 빈소를 찾은 유가족들은 황망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유족들은 "사고 이후 제대로 연락조차 받지 못하고 뉴스를 보고서야 알았다"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희생자 A(74) 씨는 언제나처럼 오전 6시에 일어나 목욕을 갔다 변을 당했다. 유가족들은 항상 건강했던 B씨의 갑작스러운 부고가 믿을 수 없다며 눈물을 훔쳤다. 다른 병원에서 장례를 치르고자 시신을 꺼내 운구 차량에 옮기는 동안 A씨의 아내는 "나도 함께 가겠다. 나는 어떻게 살라고…"라며 한참을 쓰러져 울기도 했다.
고인의 며느리 B(50) 씨는 "하루도 빠짐없이 가시던 목욕탕에서 불이 나 돌아가실 거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느냐. 지난 설에도 뵀는데 불과 2주 만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서 "과묵하지만 명절이면 가족들이 주차난에 시달릴까 봐 미리 자리를 잡아두실 정도로 언제나 따뜻한 아버님이셨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사고 발생 이후 희생자들의 신원이 확인되지 않으면서 유가족 사이에선 갖은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B씨는 "사고가 일어나고 한참이나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해 뉴스를 보고서야 내용을 알았고, 전화를 받지 않으셔서 불안한 마음에 시청과 중구청에 직접 문의하고서야 사고 사실을 알 수 있었다"면서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 유족들과 의논해 대응 방안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고인이 신분증 등을 지니고 있지 않아 지문 감식을 거쳐 오후에나 겨우 신원을 확보했지만 주소지만 확인할 수 있을 뿐 연락처가 없었다. 경찰관이 직접 직원을 아들의 자택으로 가 연락을 취하는 과정에서 소식이 늦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경찰과 행정당국은 또 다른 희생자 C(64) 씨의 유가족을 찾는 데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C씨가 미혼인 데다 주민등록상 주소가 포항 흥해읍의 한 주민센터로 돼 있었기 때문이다. 경찰은 가족관계증명서를 통해 수소문한 끝에 동생을 찾아 소식을 알린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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