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경북 6곳의 낙동강 보에도 불똥이 튀지 않을까 하는 우려

대구지방환경청은 22일 오후 7시 현재 낙동강 구미보의 25.86m인 수위를 다음 달 10일까지 만수위인 32.5m까지 다시 끌어올려 기존 수위를 회복할 계획이다. 이에 25일부 터 구미보 수문을 닫을 예정이다. 낙동강 구미보가 준공 이후 처음으로 지난달 24일 수문을 개방한 모습. 매일신문 DB
대구지방환경청은 22일 오후 7시 현재 낙동강 구미보의 25.86m인 수위를 다음 달 10일까지 만수위인 32.5m까지 다시 끌어올려 기존 수위를 회복할 계획이다. 이에 25일부 터 구미보 수문을 닫을 예정이다. 낙동강 구미보가 준공 이후 처음으로 지난달 24일 수문을 개방한 모습. 매일신문 DB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기획위원회가 22일 4대강 보 일부를 해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평가 결과를 내놓은 데 대해 대구경북 농민들과 지자체는 6곳의 낙동강 보에도 불똥이 튀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환경부가 이날 상주보, 낙단보를 부분 개방한 터에 보 해체 발표가 나오자, 농심(農心)이 크게 술렁이고 있다. 농민들은 보 부분 개방에 동의할 때 맺은 협약서란 안전장치를 믿으면서도 약속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결사항전도 예고하고 있다.

환경부는 상주보, 낙단보, 구미보 등의 개방에 앞서 해당 자치단체장, 농민단체 대표 등과 '보 개방은 보의 영향을 모니터링 평가하기 위한 것으로 보 철거를 전제로 진행한 것이 아님을 상호 보장하고 이후 보 관리 방안은 상호 협력 진행한다'는 내용의 협약을 맺은 바 있다.

농민들은 "상주보와 낙단보를 철거하지 않는다는 전제 조건으로 부분 개방에 협약했다. 만약 정부가 보 철거를 논의한다면 엄청난 반발에 직면할 것이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당초 지난 10월 개방하려던 상주보·낙단보 개방 일정이 늦어진 것도 상주·의성지역 농민들의 극렬한 반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상주지역 농민들은 "정부정책에 의해 모니터링을 한다고 해서 수문의 부분 개방을 동의했을 뿐"이라며 "환경부가 협약내용과 다른 결정을 내린다면 추후 협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의성군 단밀면 팔등리 등 낙단보 인근 농민들도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만일 낙단보가 해체되는 것으로 결론이 나면 낙단보 인근에서 쌀농사와 시설재배를 하는 우리 농민들은 모든 농사를 포기해야 한다"며 "이는 '있을 수 없는 일'로 목숨을 걸고 투쟁할 것"이라고 했다.

구미시는 "낙동강 보를 해체한다면 구미의 생활 및 공업·농업용수 확보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낙동강에 보가 생기기 전 구미는 갈수기 때마다 생활 및 공업용수 확보에 많은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고 말했다.

농민단체들도 '농업용수 부족으로 농지 사막화를 만든다'며 보 해체를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농업경영인 달성군연합회와 달성군 이장협의회 등 달성군 지역 7개 단체 농민과 군민 50여 명은 이날 대구 달서구 대구지방환경청을 찾아 "정부가 일방적으로 '달성보 개방 및 회복 계획'을 발표·시행해 피해를 보고 있다"며 "달성보 개방 중단과 향후 일정에 대한 명확하게 답변하라"고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달성보 개방으로 수위가 낮아지면서 양수장 9곳의 취수구가 훤히 드러나 있다. 또한 낙동강 지류 진천·천내천은 도심 속 생태하천으로 조성돼 시민 휴식 공간으로 자리잡았으나 낙동강 수위 저하로 유지수가 공급되지 않아 악취가 발생하는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한국농업경영인 구미시연합회와 전국한우협회 구미시지부, 대한한돈협회 구미시지부 관계자들도 "폭염과 가뭄으로 농업용수 부족에 허덕이고 있는 심각한 상황에서 낙동강 보를 철거한다는 것은 농업용수 부족을 시작으로 농지 사막화에 이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전문가들이 녹조 발생이 주변 지류·지천 등으로부터 오염 물질 유입이 주원인이라는 의견을 내놓는 상황에서 오염 유입관리에 추가적인 개선책 없이 보를 철거한다면, 농업용수를 볼모로 정치보복을 자행하는 것이다"고 했다.

한 농민은 "보 개방이 농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확인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보를 개방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다른 지역에서 보 해체 결정이 났다는 얘기를 듣고 걱정이 된다"고 했다.

의성군은 "낙단보 수위를 낮추기 위해 22일 보를 처음 개방했는데 벌써 보 해체를 논하는 것은 너무 앞서가는 것"이라며 "향후 추이를 예의주시하겠다"고 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인 자유한국당 임이자 국회의원은 "만약 그렇게 되면 나부터 상주보 앞에서 드러누울 것"이라고 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