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명곡에 얽힌 이야기] ⑧꿈속의 악마 연주 옮긴 바이올린 소나타…타르티니 '악마의 트릴'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주세페 타르티니
주세페 타르티니

18세기 이탈리아에서 활동한 작곡가이자 바이올리니스트였던 주세페 타르티니는 한 여인과 사랑에 빠져 몰래 결혼했다. 그녀의 보호자이던 추기경의 노여움을 사 한때 수도원으로 숨어지내게 되었다.

1713년 어느 날 밤, 악상이 떠오르지 않아 고민하던 타르티니가 잠시 잠이 들었는데, 꿈속에 악마가 나타나 그의 영혼을 가져가는 대가로 악상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타르티니가 그 제안에 응하자 악마는 초인적인 기교로 놀랍도록 아름다운 곡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그 곡은 지금까지 타르티니가 어디서도 들어보지 못했던 아름답고 뛰어난 묘기의 음악이었다.

잠에서 깬 타르티니는 꿈 속에서 들은 음악을 곧바로 악보에 옮겨 적었다. 이렇게 탄생한 바이올린 소나타에 그는 '악마의 트릴'이라는 부제를 붙였다. 이는 꿈속에서 악마가 연주했던 그 곡에 '트릴' (trill)이라는 연주기법이 많이 등장했기 때문이었다. 트릴이란 작곡기법의 꾸밈 음 중 하나로, 어떤 음과 바로 윗음을 연속적으로 반복하여 연주하는 주법을 말한다. 보통 이 두 개의 음이 빠른 속도로 반복되는데, 1초에도 두 음을 여러 번, 때로는 10번 이상 반복하는 빠른 손놀림이 필요한 주법이다.

악마의 트릴은 이러한 트릴과 겹화음 등 웬만한 바이올리니스트들로서도 쉽게 연주하기 어려운 테크닉들의 향연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곡이다. 이 곡은 단순히 악마적인 기교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유려한 선율의 아름다움과 악마적인 분위기를 포함하는 뛰어난 작품으로 오늘날까지도 많은 비르투오소(명 연주자) 바이올리니스트가 즐겨 도전하는 레퍼토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타르티니는 "내 꿈 속에서 악마가 연주했던 음악을 그대로 옮기지 못했다"며 안타까워했다고 한다. 하지만, 바이올린 소나타는 타르티니의 곡 중 가장 뛰어난 명곡이 됐다. '악마의 트릴''이라는 제목도 타르티니가 붙였으므로 이 꿈 이야기는 사실인 것 같다.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민의힘 내부에서 장동혁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구경북 지역 의원들은 장 대표를 중심으로 결속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신세계, 현대, 롯데 등 유통 3사가 대구경북 지역에 대형 아울렛 매장을 잇따라 개장할 예정으로, 롯데쇼핑의 '타임빌라스 수성점'이 2027년,...
대구 지역 대학들이 정부의 국가장학금 Ⅱ유형 폐지에 따라 등록금 인상을 검토하고 있으며, 장기간 등록금 동결로 인한 재정 부담이 심각한 상황이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