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정은 왔다'...기대와 긴장 교차한 하노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하기 몇 시간 전 새벽녘에 중국 남부 난닝(南寧)의 역에서 휴식을 취하며 담배를 피우는 모습으로 26일(현지시간) 일본 민영 방송사 TBS가 촬영한 영상에서 캡처한 사진.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하기 몇 시간 전 새벽녘에 중국 남부 난닝(南寧)의 역에서 휴식을 취하며 담배를 피우는 모습으로 26일(현지시간) 일본 민영 방송사 TBS가 촬영한 영상에서 캡처한 사진. 연합뉴스

평양에서 출발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용열차가 65시간여 만인 26일 오전 8시 10분(현지시간, 한국시간 오전 10시 10분)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도착, 역사적인 북미회담의 시작을 알리자, 베트남은 긴장감과 기대감이 교차했다.

김 위원장이 열차에서 내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두 번째 담판을 위한 첫걸음을 내딛자 베트남 정부는 군 의장대 환영행사로 자국을 '공식 친선방문'한 김 위원장을 환영했다.

베트남 쪽에서는 보 반 트엉 선전담당 정치국원과 마이 띠엔 중 총리실 장관 등이 영접을 나왔고 김 위원장은 도열해 있던 베트남 정부 관계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화답했다.

베트남 당 최고위 인사가 김 위원장을 맞은 것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 북한과 베트남의 교류가 국가적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당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베트남 정부는 북한 최고 지도자의 방문을 환영하기 위해 보안 등에 철저한 준비를 했고, 동당역 주변에 도열한 주민 수백 명은 북한 인공기와 베트남 금성홍기를 흔들며 김 위원장의 베트남 방문을 축하했다. 김 위원장은 베트남 주민들에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 보였다.

김 위원장은 곧바로 준비된 전용차량인 벤츠 풀먼가드에 올라 하노이로 향했다.

경찰차와 사이드카의 호위를 받으며 2시간 30분을 달린 김 위원장의 차량이 하노이에 들어서자 분위기는 한층 고조됐다.

김 위원장의 숙소인 멜리아호텔 앞 도로를 비롯한 하노이 시내 주요 도로는 통제돼 비워진 상태였고 펜스로 가로막힌 인도 앞에는 현지 경찰 병력이 배치돼 사전에 확인된 인력만 들여보냈다.

하노이에 도착한 김 위원장의 표정은 미소를 띤 채 여유로웠으나 주변은 긴장감에 휩싸였다. 베트남 군이 나서 장갑차와 소총을 들고 호텔 주변을 경계했고 경광등을 켠 대형 경찰차량이 도로를 통제해 김 위원장의 경호를 도왔다.

'방탄 경호'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김 위원장의 경호원들도 철통 경호에 나섰다. 이들은 김 위원장의 차량이 출발할 때 'V자 대형'으로 쉴 새 없이 달리기도 했다. 이들은 남북·북미 정상회담 때도 'V자 대형'으로 김 위원장을 둘러싸고 철통 방어하는 특유의 광경으로 전세계의 이목을 끈 바 있다.

하노이 시내 전역은 2차 북미정상회담의 성공 개최를 바라는 배너기가 내걸렸고 양 정상이 머무는 숙소 근처의 도로는 정성스럽게 꾸며졌다.

호텔 내부도 삼엄한 경계가 이어졌다. 앞서 멜리아 호텔 측은 전날 전 객실에 비치한 안내문을 통해 '우리 호텔에 머무는 국가 정상(Head of State)의 방문에 따른 베트남 정부의 외교 의전에 따라 호텔 로비에 보안검색대가 설치될 예정임을 알린다'며 김 위원장의 숙소임을 공식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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