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부-한유총 주말동안 치열한 대치…유치원 개학 연기 현실화되나

이덕선 이사장(왼쪽 세 번째) 등 한국유치원단체총연합회(한유총) 관계자들이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유총 사무실에서 에듀 파인 수용 및 다가온 유치원 개학을 무기한 연기하는 것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덕선 이사장(왼쪽 세 번째) 등 한국유치원단체총연합회(한유총) 관계자들이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유총 사무실에서 에듀 파인 수용 및 다가온 유치원 개학을 무기한 연기하는 것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치원 개학 연기'라는 초유의 사태가 현실화될까.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이 입장을 굽히지 않는 데다 교육부가 잇따라 강경 대응책을 내놓으면서, 주말 이틀간 최악의 상황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아직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1일 대구의 일부 사립유치원들은 '개학 연기' 실행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3일까지 교육부가 소통의 움직임을 조금이라도 보인다면 이를 철회하겠다는 입장이다.

대구의 한 사립유치원 관계자는 "정부가 밀어붙이는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보면 행정 처분만 있을 뿐 아이들의 교육 수준을 높여주는 정책은 찾아볼 수 없다"며 "한유총의 입장과 상관 없이 개인적으로도 아이들을 편하게 볼 수 없는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어 개학 연기를 검토 중"이라고 했다.

다른 유치원 관계자는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현 정부가 전혀 소통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다는 것"이라며 "주말동안 교육부가 대화에 응하겠다는 말 한마디만 있어도 개학 연기를 철회할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강경 대응을 유지하고 있다. 때문에 대화를 요구하는 한유총과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오히려 갈등의 골이 깊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유총이 지난달 28일 정부의 사립유치원의 공공성 강화 방안에 반발해 오는 4일부터 유치원 개학을 무기한 연기하겠다고 밝혔고, 교육부는 곧바로 긴급 브리핑을 열어 실제 개학을 연기하는 유치원에 시정명령과 행정처분을 내리고 감사를 실시하는 등 엄정 대응에 나서겠다고 맞섰다.

또한 교육부는 2일 정오에 전국 개학연기 유치원과 조사에 응하지 않은 유치원 명단을 각 시도교육청 홈페이지에 공개하기로 했다.

예정된 개학일을 코앞에 두고 상황이 점차 극으로 치달으면서, 결국 학부모와 아이들을 볼모로 한 교육당국과 유치원 단체의 '기싸움'이라는 비판도 거세다.

한 학부모는 "맞벌이어서 아이가 유치원에 들어간 뒤부터 등하원 담당, 하원 이후 계획까지 다 준비해놨는데 그야말로 날벼락"이라며 "더 큰 문제는 교육청이든, 유치원이든 개학 연기 여부를 알려주는 곳이 없어 당장 어떻게 대처해야할 지 알 길이 없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한편 정부는 2일 오전 이낙연 총리 주재로 관계부처 장관, 시도지사, 교육감 등이 참석하는 긴급 대책회의를 갖는다. 회의에서는 한유총의 개학 연기 대응 방안과 실제 사태에 대비한 유아 돌봄계획 등의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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