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北, 심야에 전격 기자회견 "우리는 부분 제재 해제 요구"… 최선희 "김 위원장, 의욕 잃지 않았나 느껴"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1일(현지시간) 낮 기자들 만나 회담 회의론 집중 제기

북한 리용호 외무상이 1일 새벽(현지시간) 제2차 북미정상회담 북측 대표단 숙소인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결렬된 데 대한 입장 등을 밝히고 있다. 왼쪽은 최선희 외무성 부상. 연합뉴스
북한 리용호 외무상이 1일 새벽(현지시간) 제2차 북미정상회담 북측 대표단 숙소인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결렬된 데 대한 입장 등을 밝히고 있다. 왼쪽은 최선희 외무성 부상. 연합뉴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다음날인 1일(현지시간) 낮 기자들과 만나 "회담 자체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등 회담 회의론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최 부상은 회담이 결렬된 직후인 이날 새벽 리용호 외무상의 회견에 배석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은 터여서 반나절 만에 다시 기자들을 만난 건 이례적인 일로, '확실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함이 아니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 부상은 "이번에 회담하면서 보니까 이런 회담을 계속해야 될 필요가 있을 것 같지 않다, 그런 생각이 든다"며 회담 필요성에 의문을 표시하는 작심발언을 내놓았다.

최 부상이 회담 회의론을 제기한 것은 북한이 취하려 하는 비핵화 조치(영변 핵시설 폐기)에 대해 미국이 제대로 평가해주지 않는다는 생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새로운 길'을 언급하며 김 위원장의 생각이 달라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미국이 자신들의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협상이 아닌 '새로운 길'을 택할 수 있다는 노골적인 압박이라는 평가다.

앞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이날 오전 0시 15분쯤 멜리아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모든 제재를 요구한 게 아니다"라며 '북한이 모든 제재 해제를 요구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리 외무상은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전면적인 제재 해제가 아니고 일부 해제, 구체적으로는 유엔 제재 결의 11건 가운데 2016∼2017년 채택된 5건, 그중에 민수경제와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들만 먼저 해제하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리 외무상은 "우리는 지난해 6월 싱가포르 회의 중 1차 조미수뇌상봉회담을 이끈 신뢰조성과 단계적 해결 원칙에 따라 이번 회담에서 현실적 제안을 얘기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대북제재에 대한 이견으로 결렬된 가운데 북측이 미국 측에 요구한 제재해제를 언급, 그 내용이 무엇인지 관심을 끌고 있다. 연합뉴스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대북제재에 대한 이견으로 결렬된 가운데 북측이 미국 측에 요구한 제재해제를 언급, 그 내용이 무엇인지 관심을 끌고 있다. 연합뉴스

리 외무상은 "미국이 유엔 제재의 일부, 즉 민수 경제와 인민 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의 제재를 해제하면 영변지구의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포함한 모든 핵물질 생산시설을 미국 전문가들의 입회 하에 두 나라 기술자들 공동 작업으로 영구적으로 완전히 폐기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리 외무상은 "이것은 조미(북미) 양국 사이의 현 신뢰 수준을 놓고 볼 때 현 단계에 우리가 내짚을 수 있는 가장 큰 보폭의 비핵화 조치"라고 강조했다.

회견에 배석한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기자들과 만나 "민수용 제재결의의 부분적 결의까지 해제하기 어렵다는 미국 측의 반응을 보면서 우리 (김정은) 국무위원장 동지께서 앞으로의 조미(북미) 거래에 대해서 좀 의욕을 잃지 않으시지 않았는가 하는 느낌을 제가 받았다"고 전했다. 최 부상은 또 "우리 국무위원장 동지께서 미국에서 하는, 미국식 계산법에 대해서 좀 이해하기 힘들어하시지 않는가, 이해가 잘 가지 않아 하는 듯한 그런 느낌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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