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다음날인 1일(현지시간) 낮 기자들과 만나 "회담 자체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등 회담 회의론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최 부상은 회담이 결렬된 직후인 이날 새벽 리용호 외무상의 회견에 배석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은 터여서 반나절 만에 다시 기자들을 만난 건 이례적인 일로, '확실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함이 아니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 부상은 "이번에 회담하면서 보니까 이런 회담을 계속해야 될 필요가 있을 것 같지 않다, 그런 생각이 든다"며 회담 필요성에 의문을 표시하는 작심발언을 내놓았다.
최 부상이 회담 회의론을 제기한 것은 북한이 취하려 하는 비핵화 조치(영변 핵시설 폐기)에 대해 미국이 제대로 평가해주지 않는다는 생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새로운 길'을 언급하며 김 위원장의 생각이 달라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미국이 자신들의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협상이 아닌 '새로운 길'을 택할 수 있다는 노골적인 압박이라는 평가다.
앞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이날 오전 0시 15분쯤 멜리아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모든 제재를 요구한 게 아니다"라며 '북한이 모든 제재 해제를 요구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리 외무상은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전면적인 제재 해제가 아니고 일부 해제, 구체적으로는 유엔 제재 결의 11건 가운데 2016∼2017년 채택된 5건, 그중에 민수경제와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들만 먼저 해제하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리 외무상은 "우리는 지난해 6월 싱가포르 회의 중 1차 조미수뇌상봉회담을 이끈 신뢰조성과 단계적 해결 원칙에 따라 이번 회담에서 현실적 제안을 얘기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리 외무상은 "미국이 유엔 제재의 일부, 즉 민수 경제와 인민 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의 제재를 해제하면 영변지구의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포함한 모든 핵물질 생산시설을 미국 전문가들의 입회 하에 두 나라 기술자들 공동 작업으로 영구적으로 완전히 폐기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리 외무상은 "이것은 조미(북미) 양국 사이의 현 신뢰 수준을 놓고 볼 때 현 단계에 우리가 내짚을 수 있는 가장 큰 보폭의 비핵화 조치"라고 강조했다.
회견에 배석한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기자들과 만나 "민수용 제재결의의 부분적 결의까지 해제하기 어렵다는 미국 측의 반응을 보면서 우리 (김정은) 국무위원장 동지께서 앞으로의 조미(북미) 거래에 대해서 좀 의욕을 잃지 않으시지 않았는가 하는 느낌을 제가 받았다"고 전했다. 최 부상은 또 "우리 국무위원장 동지께서 미국에서 하는, 미국식 계산법에 대해서 좀 이해하기 힘들어하시지 않는가, 이해가 잘 가지 않아 하는 듯한 그런 느낌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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