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보석을 조건부로 허가하자, 정치권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이지만 다른 여야 정당은 법원 결정은 존중하지만 이해하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6일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북핵외교안보특위 및 방미단 연석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보석 허가 사유가 있었기 때문에 허가한 것"이라며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고 앞으로 재판 절차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황교안 대표도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이명박 전 대통령께서 몸이 많이 편찮으셨다는 말씀을 전해 듣고 정말 마음이 아프다"며 "지금이라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건강관리를 잘 하길 바란다"고 했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만시지탄이지만 올바른 결정을 해준 재판부에 감사드린다"며 "2년간 장기 구금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도 기대한다"고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법원 결정을 존중하나 국민적 실망이 크다고 논평했다. 병보석은 불허하면서도 '구속 만기까지 재판을 마치는 게 불가능하다'는 이유를 들어 법원이 조건부 보석을 허가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바른미래당 역시 "법원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국민의 눈에는 보석제도가 불공정하게 운영된다는 비판이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평화당은 "이 전 대통령의 돌연사 위험은 제거되고 국민의 울화병 지수는 높아졌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은 보석 결정을 받은 6일 오후 3시 48분쯤 준비된 검은 제네시스 차를 타고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를 출발해 4시 10분쯤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 도착했다.
이 전 대통령의 입장과 심경을 듣기 위해 취재진이 구치소 앞에 모였으나 이 전 대통령은 취재진과 접촉 없이 차에 오른 채 정문을 나와 그대로 출발했다. 구치소 정문 너머로 이 전 대통령이 검은 정장을 입고 경호원들과 차에 오르는 모습만 잠시 노출됐다.
측근인 이재오 자유한국당 상임고문과 지지자들이 구치소를 나온 이 전 대통령의 차를 향해 손을 흔들고 '이명박'을 연호하자, 이 전 대통령도 차 창문을 열고 밝은 표정으로 손을 흔들어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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