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금융칼럼] 보험 리모델링? 재건축 수준이면 안 된다.

박동훈 리더스금융판매(주) 인투지사 대표

박동훈 리더스금융판매(주) 인투지사 대표
박동훈 리더스금융판매(주) 인투지사 대표

오래되고 낡은 아파트를 허물고 다시 새 아파트를 짓는 일은 주변에서 간혹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은 참으로 어렵고도 험난하다. 주민들의 결정과 건축 과정에서 힘든 점이 많고, 또 소수이지만 손실을 보는 사람도 있어서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알려졌다.

재무설계 과정은 이와 비슷하다. 무엇보다 흔히 볼 수 있고 가장 접하기 쉬운 보장설계 과정은 보험 설계사들의 소속과 영업 가치관에 따라 상품 선택이 제한적이고,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즉, 권하고 싶어도 본인이 속한 회사에 없을 수도 있고, 설계사에 따라 특정 부분만 중요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요즘은 암보험과 치매보험을 많이 권유한다.

나이가 들고 국가 의료 혜택을 받는 노인들은 과거 민간보험 가입에 소극적이었다. 반면 노후준비를 어느 정도 준비한 40~50대는 보험에 제법 가입한 세대다. 이 세대는 기존에 가입한 보험들을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은퇴 후 노후 준비를 생각할 때 꼭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바로 내가 받게 될 보험 혜택이 어떤 것인지, 또 어떠한 효용성을 가졌는지 알아야 한다. 이 고민을 제때 하지 않으면 나이 때문에 꼭 필요한 보험 가입이 제한되거나 비싼 보험료를 내야 한다. 한마디로 가성비가 많이 떨어진다.

가입한 보험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부족하거나 누락된 보장 담보를 추가로 가입하고, 과하거나 중복된 담보의 보장을 축소하는 과정을 '보험 리모델링'이라고 한다. 내가 가입한 보험의 보장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고 현재와 미래에 예측 가능한 상황을 유추한 뒤 내게 맞는 보장을 추가로 가입하고, 보장금액을 늘리거나 줄이는 것을 말한다. 리모델링은 꼭 보장성 보험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연금도 마찬가지다.

리모델링 과정에서 특별히 주의할 것들이 있다. 보장성 보험은 연도별로 보장의 담보나 표준약관이 바뀌는 시기가 있었다. 예를 들어 실손 보험의 혜택은 2009년과 2013년, 또 지난해에 크게 변화했다. 저축성보험도 비과세 한도 축소와 비과세 요건이 2012년과 2017년에 달라졌다.

고객들은 금융상품을 회사별로 구분하지 않지만 사실 회사별로 특징이 있고 세분화해서 살펴야 한다. 크게는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이 다르고, 작게는 각 회사가 보장해주는 보장의 범위도 같지 않다.

보험설계나 연금설계는 전체 인생 설계의 중요한 부분이다. 리모델링을 한다면서 건물 전체 골격과 뼈대는 건드려선 안 된다. 고객에게 리모델링을 이야기하면서 근간이 되는 뼈대를 손대면 그건 재건축에 가깝다. 리모델링이 건물 전체에 손상을 주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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