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3·8만세운동 100주년…"만세, 만세, 만세!" 함성으로 물든 하루

신명고 총동창회, 1년여 조사 끝에 독립유공자 후손 동문·교직원 48人 찾아
계성중, 3·1운동 기념티 입고 거리 행진

8일 대구 신명고등학교에서 열린
8일 대구 신명고등학교에서 열린 '신명3·8독립만세운동' 100주년 기념 행사에서 신명학원 관계자와 독립유공자 후손, 성명여중·신명고 학생들이 만세삼창을 하며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대한독립 만세, 만세, 만세!"

8일 오전 대구 중구 3·1만세운동길~서문시장 일대. 성명여중·신명고와 계성중 학생 1천 명이 근대식 교복 차림에 '대한민국'이라 적힌 두건을 쓰고, 태극기와 함성으로 거리를 물들였다. 1919년 대구 3·8 만세운동의 주축이었던 신명여학교와 계성학교의 후배들이 100년 전 그날을 재현한 것이다.

대구 3·8 만세운동은 일제 식민지배에 저항해 전국적으로 들불처럼 일어난 3·1 만세운동이 일주일 만에 대구로 전해져 일어난 것이다. 당시 학생과 교직원, 일반인 등 1천여 명이 참여했으며 일부는 일제 경찰에 붙잡혀 고문당하거나 재판에 넘겨져 옥살이했다.

신명여학교 후배들인 성명·신명총동창회(이하 총동창회)는 이날 오전 10시 중구 동산동 신명고 강당에서 '신명 3·8 독립만세운동 100주년 기념 행사'를 열었다.

총동창회는 이날 두 학교 출신 독립유공자 21인의 후손으로 밝혀진 동문·교직원 48명에게 표창을 수여했다. 총동창회는 지난해 2월부터 1년 간 '후손찾기' 사업을 벌여 국가보훈처 기록과 신명사료, 증언 등을 토대로 이들을 찾아냈다.

행사에서 신명고 연극반 학생들은 100년 전을 재현한 '신명, 그날의 외침'이라는 뮤지컬로 박수갈채를 받았다. 일제 순경 역을 맡은 최다진(18) 군은 "연극이지만 만세를 부르는 친구들을 때리기 미안했다. 연극을 준비하면서 오늘의 자유가 그저 생기지 않았음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8일 대구 신명고등학교에서 열린
8일 대구 신명고등학교에서 열린 '신명3·8독립만세운동' 100주년 기념 행사에서 성명여중·신명고 학생들이 만세삼창을 하며 거리 행진을 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기념행사 후엔 거리 행진이 이어졌다. 성명여중·신명고 학생들은 신명 3·1운동 기념탑에 헌화하고 만세를 삼창한 뒤 3·1 만세운동길과 서문시장, 섬유회관을 행진했다.

김복규 성명·신명총동창회 회장은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다가 고문과 옥살이에 처하고 목숨마저 잃은 선현들의 기록을 보며 숙연한 마음이 들었다. 1년 더 자료를 모아 독립유공자와 신명 후손들의 삶을 담은 자료집 '늘 기림'을 발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계성학교 후배인 계성중 학생·교직원 450여 명도 같은날 오전 9시 '계성 3·1운동 100주년 기념 행사'에 참여한 뒤 3·1만세운동길과 청라언덕, 매일신문사, 서문시장 일대를 행진했다. 이들은 만세운동에 가담한 혐의로 투옥된 학교 선배 44인의 정신을 기려 100주년 기념 티셔츠를 함께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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