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의 정신을 사진에 담아내는 것이 일생의 가장 큰 목표이자 과제입니다."
1년 사계절 구슬땀을 흘리며 안동지역의 전통문화와 유적을 20년째 기록하는 이가 있다. 류종승 사진작가다.
사진을 하는 사람들은 작품에 각자 자기들 만의 색을 담으려 노력한다. 류 작가는 자신의 색을 일찍부터 '안동의 정신'으로 정했다. '안동의 정신'이라는 색에는 안동의 전통을 기록하고 알리자는 그의 의지가 담겨 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친구들의 전속 사진가를 자처했던 류 작가는 성인이 될 때까지 사진작가에 대한 꿈을 꿨다.
그 갈망은 군대를 전역하고 24세 때 서울에서 광고사진을 촬영하는 스튜디오에서 일하면서 결실을 봤다. 이 과정에서 그는 자신의 색을 찾았다.
류 작가는 "20대의 젊은 나이에 서울에서 일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가 '안동사람들은 상투를 틀고 다니느냐'는 말이었다"며 "당시만 해도 주변에서 상투를 튼 어르신들을 찾아보기 힘든 시절이었다. 안동에 대한 굳어진 우리 사회의 이미지를 내 사진을 통해 깨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다른 지역과 다르게 안동사람들은 특유의 흥과 멋이 있다. 사진을 시작하기 전까진 몰랐지만, 막상 안동에 내려와 보니 그 모습이 확연히 보였다"며 "나는 그 모습을 '마음가짐에 상투를 틀었다'고 표현하고 싶다. 현재는 이 특유의 느낌을 사진에 담아내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999년 안동에 내려와 자신의 스튜디오를 차린 류 작가는 본인이 직접 안동의 전통을 알고 싶어 청년유도회에 가입해 유림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그는 안동의 종택과 서원, 정자 등 문화재는 물론 향사와 석전대제, 차전놀이 등 대부분 문화행사를 사진에 담았다. 이제는 찍은 사진보다 안 찍은 사진을 찾는 게 더 빠를 정도다. 사람들은 잘 모르고 있지만,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행사와 문화재 사진 일부도 류 작가가 촬영한 작품들이 많다.

이렇게 사진을 많이 찍은 그도 사진은 찍을 때가 가장 힘든 순간이라고 토로했다. 지역 유림 사이에선 류 작가를 알아보고 대부분 그의 카메라에 잡히고자 협조적이지만, 순간을 포착하는 사진의 특성상 상황이 안될 때도 많기 때문이다.
류 작가는 "사진은 생물과 같다. 촬영할 당시의 계절과 날씨로 인한 조도, 인물과 대상의 기분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의 사진이 도출된다"며 "이 때문에 좋은 사진을 찍으려면 포인트를 선점하는 게 가장 중요한데 요즘은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늘어나면서 어려운 점이 많다"고 했다.
올해 중으로 그는 사진전도 준비하고 있다.
류종승 작가는 "그동안 촬영한 모든 사진을 보관하고 있는데 바쁘다는 이유로 제대로 된 사진전을 열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는 꾸준히 사진전을 추진해볼 계획이다. 제 사진을 보고 다른 이들도 안동을 이해하고 되돌아보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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