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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패션 전문연구소 통합 필요성 제기에도.. 대구시, 업계는 외면

한국패션산업연구원
한국패션산업연구원
한국섬유개발연구원
한국섬유개발연구원
다이텍연구원
다이텍연구원

한국패션산업연구원, 한국섬유개발연구원, 다이텍연구원 등 대구 3개 섬유패션 전문연구원(이하 전문연)의 통합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대구시와 지역 업계는 이를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경영난으로 이사장 사퇴, 원장 사직 권고 등 패션연이 내홍을 겪는 상황에서 이번에야말로 통합이 추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구경실련과 대구참여연대는 20일 공동성명을 내고 "섬유업체 대표들이 이사회를 장악한 전문연은 본래 역할을 망각하고 업계 이익만을 대변하면서 전문연 경영 악화에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대구시는 전문연 통폐합을 통한 기능 효율화와 기득권 구조 개선, 예산 합리성 확보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부도 지역 전문연 통합에 긍정적 입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17년 작성한 '전문생산기술연구소 제도 현황' 보고서에서 이들 3개 전문연의 정부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패션연이 받은 연구개발(R&D) 예산의 99.1%가 정부 지원이었고, 섬개연과 다이텍연구원도 각각 97.7%에 달했다. 전국 평균은 94.2%였다.

산자부는 지역에 유사기관이 많다는 점도 통합 이유로 꼽았다. 실제로 전국 15개 전문연 중 7개가 섬유패션 관련 기관인데 이 가운데 3곳이 대구에 있다. 또 산업 비중이 높은 전기·전자 전문연이 3곳, 조선이 2곳, 자동차가 1곳인 점을 감안하면 섬유패션 업종 전문연은 많은 편이다.

문제는 대구시와 관련 기업인 위주로 구성된 전문연 이사회가 통합에 회의적이라는 점이다. 대구시는 최근 제기되는 통합 요구에 대해 연구과제 축소와 장비·인력 중복을 이유로 통합 추진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업체들은 기업 지원기관 통폐합이 지원금 축소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전문연들이 섬유, 패션, 염색 등 특화된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데 통합하면 오히려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통합보다는 각자 효율적 경영을 모색하는 쪽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자체와 업계 의지 없이는 통합 추진이 쉽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대구 전문연의 통합 필요성은 분명히 있지만 지방자치단체와 업계에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 주도로 통합을 강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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