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 사는 A(31) 씨는 지난달 27일 달서구 두류공원에서 열리는 대구 '소원풍등 날리기' 행사를 보기 위해 지난달 30일 '참가권 1차 온라인 예매'에 접속했다가 티케팅이 5분 만에 매진돼 실패하자 개인 간 참가권 거래를 알아보는 중이다.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정가 3만원짜리 티켓이 9만~11만원에 거래되고 있었다. '24명분 예매에 성공했으니 거래를 희망하는 사람은 연락하라'는 게시물도 있었다. A씨는 "곧 있을 2차 예매 때에도 암표상이 기승을 부릴 게 분명하다. 어려운 예매전에 뛰어들어야 할지, 웃돈을 주고 암표를 사야할지 고민"이라고 했다.
대구 명물인 '소원풍등 날리기' 행사가 폭리를 노린 암표상들 탓에 오히려 지역의 망신거리로 전락할 위기다. 온라인에서는 이미 '대구가 풍등 축제로 한몫 제대로 잡는다'는 비아냥마저 나돌지만 주최 측은 수년째 이렇다 할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소원풍등 날리기는 대구시와 대구불교총연합회가 오는 5일 여는 '2019 형형색색 달구벌 관등놀이' 축제의 한 프로그램이다. 수천개 풍등이 대구의 랜드마크인 83타워를 배경으로 두류야구장 밤하늘을 수놓는 장면이 압권이다. 올해 행사는 이달 27일 열릴 예정으로, 주최 측은 행사 전까지 모두 7천장의 유료 참가권을 1차·2차·현장판매 등으로 나눠 판매한다.
특히 이 행사는 SNS 등을 통해 유명세를 타면서 전국 각지에서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데다 참가권 보유자는 팔공산 동화사·케이블카, 백화점 아쿠아리움, 안지랑 곱창거리 등에서 무료·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어 암표 구매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달 30일 1차 티켓 예매가 끝난 뒤 '중고나라' 등 유명 중고거래 사이트 및 개인 SNS 등에는 정가에 웃돈을 더해 판매한다는 글이 수십여건 올라왔다. 정가는 인원·좌석에 따라 1만~3만원이지만 개인 간 거래는 정가의 2~3배를 훌쩍 뛰어넘고 있다.
주최 측은 수년 전부터 암표 거래를 막기 위해 온라인 게시물을 경찰에 신고하는 한편 행사 당일 구매자 신분증을 제출하도록 하고, 양도가 어려운 팔찌 형태의 입장권으로 바꿨다. 하지만 암표상들은 판매 게시물을 재빨리 삭제한 뒤 현장에서 만난 구매자에게 자신의 신분증을 빌려주는 등의 수법으로 단속을 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행사 당일 현장 판매분을 전체의 5% 이상인 350장 수준으로 늘리고 예매 취소분도 현장판매 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암표 거래를 줄이겠다. 대구경찰청 협조를 구해 경범죄 혐의로 현장 단속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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