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민주당의 차기 유력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2020 대선 출마선언 문 앞에서 여성에 대한 과도한 신체접촉(스킨십 ) 논란으로 암초를 만났다.
2014년 민주당의 네바다주 부지사 후보였던 루시 플로레스는 최근 한 잡지 기고문에서 당시 선거 유세 현장을 찾은 바이든이 자신이 연단으로 올라가기 전에 어깨에 두 손을 얹었으며, 머리에 코를 갖다 대 냄새를 맡고선 뒷머리에 키스해 온 몸이 얼어붙는 듯한 불쾌함을 겪었다고 밝혔다.
또 1일(현지시간) CNN 방송 등에 따르면 43세 여성 에이미 래포스는 지난 2009년 코네티컷주 그리니치에서 열린 한 모금 행사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자신의 머리를 움켜잡고 목을 손으로 감싸고, 코로 비비려고 끌어당겨 키스하려는 줄 알고 불편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바이든을 오랫동안 지켜본 지인들을 비롯한 주위 여론은 바이든 특유의 친밀성을 지적하며 나쁜 의도는 없었을 것이라고 두둔하고 있다. 그러나 추가 폭로 가능성, 그리고 '미투' 시대에 행동이 적합한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면서 바이든으로선 출마 선언도 하기 전에 곤경에 빠졌다.
논란을 계기로 보수 매체 드러지 리포트는 1일 바이든의 문제의 사진 10장을 게재했다.그러나 문제의 사진에 등장했던 스테파니 카터(애슈턴 카터 전 국방장관 부인)나 크리스토퍼 쿤스 상원의원(민주, 델라웨어) 등은 그의 신체접촉이 부적절하지 않았다고 감쌌다.
쿤스 의원은 당시 자신의 13세 난 딸이 바이든 전 부통령의 사진 속 스킨십에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어깨를 마사지 당한' 것으로 나타난 카터 여사는 오히려 남편의 장관 취임식을 주재한 바이든 전 부통령의 친절에 사의를 나타냈다.
반면 바이든과 경쟁하게 될 민주당 대선 주자들의 반응은 비판적이다. 성적 학대 퇴치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워온 키어스텐 질리브랜드 상원의원(뉴욕)은바이든이 대선전에 뛰어들려면 유권자들에게 '결백'을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 측도 바이든에 대한 의혹이 심각한 것이라고 지칭하면서 바이든이 최소한 자신의 행동이 잘못된 것임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그동안 부적절한 성적 행동에 무관용 입장을 취해 알 프랑켄 상원의원(미네소타)의 경우 추문이 제기된 후 즉각 사임했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그러나 바이든 전 부통령이 부적절한 신체접촉 의혹으로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1일 논평에서 바이든은 '하비 와인스타인'이나 '알 프랑켄'과는 질이 다른 인물이라면서 적극적으로 친밀감을 표현해온 '바이든 스타일'을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상대방이 기분을 상하지 않게 조심할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김지석 선임기자 jiseok@imaeil.com·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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