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간담회 발언 중 눈물을 흘리는 청년단체 대표와 이를 바라보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이 대다수 일간지 1면에 나란히 실렸다. 엄창환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대표는 "정부가 청년의 삶 전반을 진중하게 고민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정권이 바뀌었는데 청년 정책은 달라진 게 없다"며 눈물을 쏟았다. 청년 정책을 정부가 외면하는 데 대한 섭섭함이 눈물로 이어진 것이다.
문 대통령은 시민·청년단체 대표 100여 명과 간담회를 했다. 청년단체를 비롯해 보수단체까지 초청해 쓴소리를 들은 것은 환영할 일이다. "'촛불 정권'이라고 하는데 이 정부가 촛불에 타 버릴 수 있다는 위기감으로 민심을 들어야 한다" "다름을 인정해야 사회적 대화를 통한 합의와 국민 통합이 가능하다"는 등 문 대통령이 귀담아듣고 국정에 반영해야 할 고언(苦言)이 적지 않았다.
국민의 쓴소리를 대통령이 경청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더 중요한 것은 대통령이 이를 국정에 적극 반영해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내는 것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간담회 발언을 보면 우려가 앞선다.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문 대통령은 "노동자 소득을 올려주는 등 긍정적 성과는 계속하면서 노동력에서 밀려나는 분들이 없도록 소득의 양극화가 해소되는 사회 안전망까지 구축하는 데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 소득주도성장의 기본 방향이 맞기 때문에 '폐기'보다는 재정이 더 소요되는 사회 안전망 구축으로 '보완'하겠다는 말이다. "소득주도성장이라는 말은 상당히 세계적으로 족보가 있는 이야기"라는 발언에선 독선과 아집이 묻어난다.
"정권이 바뀌어도 그대로"란 청년단체 대표 말에 공감하는 국민이 많다는 사실을 문 대통령은 가슴에 새겨야 한다. 또한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국민에게 선사하고 있는가'를 문 대통령은 자문(自問)해야 한다. "국가 발전을 위해 실용적 사고가 필요하다"는 자신의 간담회 발언을 문 대통령이 먼저 실천하기 바란다.
댓글 많은 뉴스
대통령실, 추미애 '대법원장 사퇴 요구'에 "원칙적 공감"
지방 공항 사업 곳곳서 난관…다시 드리운 '탈원전' 그림자까지
김진태 발언 통제한 李대통령…국힘 "내편 얘기만 듣는 오만·독선"
李대통령 지지율 54.5%…'정치 혼란'에 1.5%p 하락
"차문 닫다 운전석 총기 격발 정황"... 해병대 사망 사고 원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