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산책하는 반려동물의 건강 문제를 짚어보고 대처방법을 알아본다.
◆미세먼지 노출
동물은 산책하며 운동량이 증가하면 체온이 상승한다. 사람은 땀을 흘려 열을 발산하지만 개는 땀샘이 없어서 열을 낮추기 위해 헉헉거리는 호흡(panting)을 통해 열을 발산시킨다. 그러다 보니 대기 중 미세먼지가 많은 날은 개가 사람보다 나쁜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특히 심장 또는 폐 질환이 있는 동물, 비만 동물, 과흥분하는 개는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 산책을 피하고, 실내에서 다양한 놀이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해 주는 것이 좋다. 동물이 실외 배변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외출을 최소화하기를 권한다.
대기 중 미세먼지가 증가하면 실내에서도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기관지 협착 또는 천식이 심한 동물은 미리 수의사의 처방을 받아 흡기식(Nebulizer) 약물을 준비했다가 증상이 나타나면 처방해줄 것을 권장한다.

◆진드기 노출
4월~10월은 진드기가 활발히 활동하는 시기다. 최근 살인 진드기(작은소참진드기)를 비롯해 아나플라스마, 라임병 등을 옮기는 진드기가 증가함에 따라 동물과 가족 건강을 위
해 진드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
진드기는 습기 있는 풀잎에 붙어있다가 지나가는 동물에게 옮겨 가죽이 엷은 얼굴, 겨드랑이 등에 주둥이를 박고 흡혈한다. 흡혈 전에는 깨알 정도 크기지만 흡혈량이 증가할수록 팥알 크기로 자란다.
진드기는 건조한 환경에서는 살 수 없기 때문에 햇볕에 풀잎이 건조되면 흙 속으로 숨어든다. 그래서 진드기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서는 햇볕이 강한 시간대에 키가 작은 풀밭을 산책하는 것이 좋다.
시중에 판매되는 스프레이형 진드기 기피제는 거의 효과가 없으며, 살충제가 함유된 목걸이 제품은 진드기 예방에는 도움 되나 독성이 강해 소형 반려동물에게 적합하지 않다.
이미 진드기에 노출된 반려견은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한다.
1. 산책 후 드라이기 열풍과 빗질을 통해 새끼 진드기를 털어낸다.
2. 진드기가 피부에 박힌 경우라면 리무버 또는 핀셋을 이용하여 주둥이가 완전히 빠져나오도록 조심스럽게 제거한다.
3. 진드기에 노출된 개는 심각한 질병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진드기 노출이 의심된다면 동물병원을 내원하여 진드기 매개 질환을 검사받는다.

◆동물 간 물림사고
체형이 작은 동물은 체형이 큰 동물과의 접촉을 주의하여야 한다. 사회성이 형성되어 있는 큰 개라 하더라도 돌발적인 상황에서는 방어적으로 무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는 작은 동물에게 매우 치명적인 상해를 끼칠 수 있다. 큰 개의 송곳니는 작은 동물의 몸통을 관통하며 골절, 기흉, 장기 파열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체형이 큰 개를 돌보는 반려인은 산책 시 돌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힘이 있는 가족이 함께 가야 하며, 튼튼하고 짧은 리드 줄을 이용하여 산책하여야 한다.
개가 물림 사고를 당했다면 보호자는 사고 현장으로부터 안전한 거리로 이동하여 개의 상태를 관찰한다. 출혈이 발견되거나, 개가 통증을 호소한다면 바로 동물병원으로 이동하여 응급치료를 받아야 한다.
물림 사고를 유발한 개의 보호자 연락처를 받아두면 광견병 예방접종 여부를 확인받을 수 있고, 향후 치료비 보상을 협의할 수 있다.

◆자동차 열사병(heat strock)
봄철 차량에 갇힌 동물이 열사병(고체온증)으로 내원하는 경우가 있다. 개와 고양이는 과호흡을 통해 열을 발산하는데 체온 이상으로 데워진 밀폐공간에서는 과호흡이 오히려 급격하게 체온을 상승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특히 노령 동물, 비만 동물, 심장 또는 신장 질환 동물, 분리불안이 있거나 과흥분하는 동물들은 매우 짧은 시간에 고체온증과 심장 쇼크를 일으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봄철 날씨가 쾌적하다 하여 햇볕에 노출된 차량에 동물을 남겨두어서는 안 되며, 부득이하게 동물을 차 안에 두어야 한다면 사람들의 이동이 적은 그늘진 곳에 주차하고 창문을 살짝 열어두어 환기가 이루어지도록 한다.
이미 고체온증이 발생한 동물을 위한 응급처치를 알아보자.
1. 신선한 공기로 환기하고, 차량 에어컨을 켜서 실내 온도를 낮춘다.
2. 차가운 물수건을 엉덩이와 네 다리에 번갈아 덮어준다.
3. 고체온증은 뇌와 폐에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므로 체온을 낮추는 응급처치를 하면서 가까운 동물병원으로 빠르게 이동하여 집중적인 치료를 받도록 한다.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SBS TV동물농장 수의사로 잘 알려진 박순석 원장은 개와 고양이, 야생동물을 구조하고 치료한 30년간의 임상 경험을 토대로 올바른 동물 의학 정보를 제공하고 바람직한 반려동물 문화를 제시하고자 '동물병원 24시'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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