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구상계열 서양화가인 최영조의 최근 작품세계를 들여다보면 '비구상 속 구상' 또는 '구상 속 비구상' 인 듯한 작품들이 많이 보인다. 특히 1990년대 이후 그의 작품의 특징 중 하나는 여인풍경이다. 무채색과 유채색이 뒤섞인 화면 가운데 나타난 여인의 모습은 온전한 형태이거나 아니면 옆모습뿐이거나, 이도 아니면 아예 일그러진 여인상이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화면전체 배경은 무채색 또는 푸른색을 이용해 덧칠되어 있다.
얼핏 보면 배경 색채인 무채색이나 푸른색을 먼저 칠한 후 작가가 의도하는 이미지를 그린 것 같지만 실은 정반대로 이미지를 먼저 그린 다음 배경 색채가 덧칠해 진 것이다.
박물관 휴르의 개관 1주년 기념으로 열리는 그의 34번째 개인전에 나온 작품들 '흔적'시리즈 역시 그러하다.
이에 대해 미술평론가 남인숙은 "최영조의 작품은 색면과 색의 물질감, 마티에르를 통해 자아내는 풍경의 모티브 속에서 불쑥 출현하고 있는 여인의 모습이 자연의 풍경에서 인간의 풍경으로 재해석되면서 그 배치방식이 초현실적 특성을 드러낸다"고 말하고 있다.
화면 전체는 바다풍경인데 배경의 산자락은 그대로 여인의 얼굴이 대신하고, 여인의 가슴인 듯한 호수인데 오리 한 마리가 떠다니는 등, 최영조의 화면은 구상과 비구상이 섞인 초현실을 지향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구상과 비구상을 묘하게 뒤섞어 놓은 최영조의 조형언어를 음미해 보는 게 관람의 재미이다. 전시는 28일(일)까지. 문의 053)759-3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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