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로울 것이 없다는 손자병법의 이야기는 대학입시에도 유효하다. 대학의 전형방법과 평가항목을 알고, 지원자의 장점을 부각하고, 단점을 보완한 노력의 과정을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에 오롯이 담아내면 희망하는 대학에 합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시모집의 대세는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이다. 지난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공개한 대학의 평가요소를 보면 6개 대학(건국대, 경희대, 서울여대, 연세대, 중앙대, 한국외대)이 제시한 학업역량, 전공적합성, 인성, 발전가능성과 대동소이하다. 학종을 준비하는 고등학생이 4가지 평가요소에 맞춰 실행한 학교생활의 다양한 성장 이력이 학생부에 기재됐으면 좋은 진학 결과를 거둘 수 있다.
평가요소 중 첫 번째로 학업역량을 살펴보자. 서울대는 2019학년도 학종 안내에서 "우수한 학업능력과 적극적인 학업태도를 지닌 학생을 선발하고자 한다"고 학업역량의 중요성을 분명히 밝혔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고교 교육과정의 학업을 폭넓게 수행하고, 대학 입학 후 학업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는 능력으로 학업성취도, 학업태도와 학업의지, 탐구활동을 평가항목으로 삼고 있다.
높은 내신등급이 우수한 학업역량의 바로미터는 아니다. 성적의 추이나 대학 수학에 필요한 기본 과목과 그 외 과목 간의 성적 차이, 전공 관련 과목의 이수 정도를 종합해 학업성취도를 평가한다.
학종에서도 교과전형처럼 높은 내신등급은 지원자의 학업의 우수성을 드러내지만, 합격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실제 사례를 보면 경희대 네오르네상스전형 인문계열의 경제학과 합격자 평균 등급은 2.53이지만, 합격자의 내신등급은 1점 초반에서 4점 후반까지 폭이 매우 넓다. 낮은 내신등급에도 불구하고 학업태도와 학업의지, 탐구활동으로 학업역량을 신장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학업태도와 학업의지는 학습자가 스스로 학습 목표를 설정하고 적절한 학습 전략을 선택하여 계획을 수립, 실행하는 과정을 의미하며 탐구활동은 어떤 대상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깊고 폭넓게 탐구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이 두 가지는 정의가 다르지만 유기적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학업에 자기주도적인 자세로 임하는 학생은 배움의 과정에서 자연발생적인 지적 호기심을 해결하려고 탐구활동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학업성취도 부분에서 다소 낮은 내신등급을 받은 학생이 수업시간에 배운 학습 내용에서 지적 호기심이 촉발돼 교과 내용을 심화, 확장하는 독서를 하고, 이를 기반으로 교과탐구활동, 동아리활동, 진로활동으로 이어간다면 학업태도, 학업의지와 탐구활동 면에서 우수한 학업역량을 평가받을 수 있다.
또한 교과영역의 1등급은 4% 이내이지만, 대다수 학교의 각종 경시대회나 탐구활동은 수상 비율이 20%이다. 이를 잘 활용해 학업역량을 높이도록 하자.
정리하면 우수한 내신등급이 학업역량의 전부가 아니다. 자기주도적 독서로 교과 내용을 심화·확장하고, 이를 탐구활동과 연계해 수상 비율이 높은 각종 경시대회, 탐구활동에 노력을 기울이면 학업역량의 우수성을 검증받을 수 있다. 아울러 학생부의 교과영역 학년별 반영비율을 보면 경북대, 고려대, 성균관대, 연세대는 20%, 40%, 40%이다. 다시 말해 고학년으로 진급할수록 좋은 등급을 거두면 학업역량은 물론이고 발전가능성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게 됨을 기억하자.
김원출 대구진학지도협의회 사립대표(오성고 진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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