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수가 올해 이를 악물었다. 지난겨울 생애 첫 FA에서 입었던 자존심의 상처가 도리어 큰 자극이 된 모습이다.
김상수는 3일 기준 9경기에 나와 31타수 10안타 타율 0.323을 기록, 팀 내 유일한 3할 타율을 올리고 있다. 득점권 타율은 이보다도 높은 0.417로 7타점을 생산했다. 도루도 4개를 성공시키며 SK 와이번스 김강민과 함께 리그 공동 1위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지난해 이맘때 성적과 비교해보면 현재 활약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김상수는 지난 시즌 초반 9경기까지 타율 0.194를 올리며 2할 타율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후에도 좀체 타격감을 끌어올리지 못한 김상수는 결국 타율 0.263으로 시즌을 마치며 2010년(타율 0.245)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남겼다.
이는 생애 첫 FA 계약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쳤다. 만 28세로 FA 승인 선수 중 유일한 20대였음에도 '3년 18억원'이라는 아쉬운 조건에 사인할 수밖에 없었다. 계약금 6억원, 총연봉 7억5천만원에 인센티브가 4억5천만원었다.
게다가 10년째 지켜온 붙박이 유격수 자리도 동갑내기 이학주에게 내주는 상황에 마주했다. 김상수는 스프링캠프에서 '해외 유턴파' 이학주와 유격수 자리를 두고 선의의 경쟁을 벌였고 결국 2루수로 자리를 옮겨 시즌 개막을 맞았다.
하지만 김상수는 이 모든 것을 재도약의 계기로 삼았다. 김상수는 "FA를 했지만, 주위에서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썩 마음에 와닿지 못한 계약이었다. 한편으로 보면 (야구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학주에 대해서도 김상수는 "고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내던 좋은 친구다"며 "학주랑 같이 키스톤 콤비를 이뤄서 재미있는 시즌이 될 것 같다"고 했다.
겨우내 달라진 마음가짐으로 그 누구보다 몸을 철저히 만들었던 김상수는 시즌이 개막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공수에서 몸을 내던지는 허슬 플레이도 수차례 보이며 그야말로 투지를 불사르고 있다.
김상수는 3년 뒤인 만 31세에 생애 두 번째 FA에 나설 수 있다. 자존심 회복에 도전하는 김상수가 올 시즌 야구 인생 제2막을 화려하게 열어젖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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