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흘째 지속한 포항 산불에 시민·공무원 피로감 호소

공무원 이틀째 밤샘 산불 진화, 포항시민 '지진 트라우마에 산불 공포까지'

5일 오전 경북 포항시 북구 창포동 한 야산에서 불이 나 헬기가 물을 쏟아부어 끄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오전 경북 포항시 북구 창포동 한 야산에서 불이 나 헬기가 물을 쏟아부어 끄고 있다. 연합뉴스

포항 운제산 산불이 사흘 동안 재발화를 거듭하는 데다 도심 야산에서도 산발적으로 산불이 잇따르면서 포항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연일 진화작업에 동원되는 공무원들도 상당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3일 오후 발생한 운제산 산불로 포항시청과 포항남·북부소방서 등 공무원 3천여 명은 화재 현장에 출동해 밤새 진화작업을 벌였다.

이 불은 4일 오전 잦아들기 시작해 잔불만 남은 상태까지 진정됐지만, 오후 4시쯤부터 다시 불이 붙었다 꺼지기를 반복하며 애간장을 태웠다.

4일 저녁 무렵 큰 불이 어느 정도 잡혀 잔불 정리 단계까지 가면서 공무원들은 한시름 놨다고 생각해 잠시 휴식을 취했지만, 5일 오전 다시 불이 붙어 번지기 시작하자 공무원들은 다시 현장에 뛰어나가 등짐 펌프를 지고 불 끄기에 나섰다.

운제산뿐만 아니라 지난 4, 5일 북구 두호동 철미산과 창포동 야산에서도 잇따라 산불이 발생해 공무원들은 교대도 못 한 채 밤샘 진화작업에 안간힘을 썼다.

이형욱 포항시 남구청 기획공보팀장은 "이틀 밤을 새우며 산불을 끄느라 모든 공무원들의 피로가 누적돼 있다"며 "연기를 흡입해 고통을 호소하는 직원, 산을 타다 다치는 직원도 속출하고 있다. 산불이 더이상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포항시민들도 잇따른 산불에 긴장하며 밤잠을 설치고 있다. 시민 김정민(40·두호동) 씨는 "외딴 야산이 아니라 도심 산에서 불이 계속 발생해 6년 전 용흥동 산불의 악몽이 떠오른다. 미세먼지까지 극성이어서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한탄했다.

한편 산림당국과 경찰은 이번 포항지역 산불의 원인을 두고 자연발화와 실화, 방화 등 모든 가능성 열어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포항남·북부경찰서 관계자는 "공교롭게도 산불이 최초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는 모두 등산로 주변이었다"며 "자연발화로 보이는 화재도 있었지만, 실화 및 방화 가능성도 있는만큼 산림 특별사법경찰과 공조해 면밀히 조사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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